[제367회 이달의 기자상] 인천형 청년 베이비부머 연구록

김원진 인천일보 탐사보도부 기자 /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김원진 인천일보 탐사보도부 기자

서울이나 경기도 지역 지인들과 장소 선정을 놓고 벌이는 파워 게임에서 인천 청년들은 주로 지는 쪽입니다.


특히 서울 친구들은 회나 한 그릇 할 각오 없으면 인천 방문을 굉장히 꺼립니다. 거리도 먼 데다 만나서 할 게 없다는 이유를 댑니다. 인천 청년들도 대부분 이에 수긍할 수밖에 없습니다. 놀고 먹을거리가 더 많은 서울에서 만나는 게 여러 가지로 합리적입니다. 접선을 위한 이동 거리를 인천 사람이 혼자 뒤집어쓰더라도 말이죠.


인천 청년이 취업에 접어드는 생애주기엔 서울까지 심리적 거리는 더욱 가까워집니다. 인천 주요 환승역인 부평역, 계양역, 부평구청역에선 아침저녁 원사이드 게임이 존재합니다. 출근 시간에는 서울행 플랫폼이, 퇴근 시간에는 인천행 플랫폼이 붐빕니다. 10명 중 8명 이상이 대학 교육을 거치는 지금 시대에 인천 일자리는 제조업에 국한돼 있습니다. 소위 문과, 예체능 계열 친구들은 서울 일자리에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비록 왕복 3시간 넘는 출근길이지만 우리 인천 사람들에게 서울까지 왕래는 어렸을 때부터 익숙한 것입니다. 3시간 이동 거리는 몸에 배 있어 이제 와 따로 불만을 표출하지 않습니다. 다만 서울 접근성 향상이라는 교통 호재가 있으면 동네가 난리가 나는 내부적 고충은 있습니다.


제조업 중심 산업 구조로 인한 인천지역 구인구직 미스매치를 매번 서울 종속적 사고로 해소하면서 인천사람들이 청년쯤 되면 으레 겪는 익숙한 고충에 관해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정치적 논리에 뒷전으로 놓여 있는 청년들이 자신들 권리를 찾는 과정에 이 기사가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구인구직 미스매치나 서울 종속적 사고는 인천에서 너무 고질적인 고유명사라서 기획 구성에 다양한 시도를 했는데, 힘을 실어준 편집국에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1991년~1995년 사이 인천에서 태어난 토박이 청년들이 기획 접근 방식에 공감해 도움을 주신 덕분에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