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로 돈을 번다는 것

[이슈 인사이드 | 경제] 김원장 KBS 방콕특파원

김원장 KBS 방콕특파원

로또는 ‘1에서 45’까지의 숫자 중에 6개만 맞추면 된다. 운만 좋으면 누구나 될 수 있다. 우리가 로또를 사랑하는 이유다. 그런데 수학적으로 계산해보면? ‘6/45×5/44×4/43×3/42×2/41×1/40=1/8145060’이다. 당첨확률은 814만5060분의 1이다.


수학을 아는 사람들은 그래서 로또를 잘 사지 않는다. 로또는 수학을 못하는 사람들에게 떼 가는 ‘세금’ 같은 거다.
주식도 잘하면 돈을 벌 것 같다. 실제 우리 동학개미들은 지난해 오랜만에 수익을 냈다. 동학개미들의 승전보는 계속될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얼마나 자본 시장을 알고 덤비느냐’의 문제다. 이런 일도 있었다.


‘네이버 지식in’에 어느 투자자가 혹시 ‘환불이 안되나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BTS의 ‘빅히트’가 상장되자 큰 돈을 투자했다는 이 투자자는 주가가 폭락하자 ‘구입한 지 하루도 안됐는데 혹시 환불할 방법이 없나요?’라고 물었다. 곧바로 트위터에서 투자 명인이 됐다.


물론 주식투자를 위해 공부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 서점에 가면 온통 주식투자 책뿐이다. 심지어 예능프로그램에서 주식투자를 다룬다. 모임에 가면 “김 기자는 주식 안 해요?” 묻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이들에겐 몇 가지 패턴이 있다.


①우량주에 장기 투자한다고 자부한다(그러면서 매시간 주가를 확인한다).
②삼성전자에 투자한 과학적 이유가 ‘삼성전자가 망하면 우리나라도 망하잖아!’
③잃어도 되는 돈을 투자한다면서 아내에게는 비밀로 한다.
④‘봉차트’는 잘 읽는데 금리 흐름은 잘 모른다. ‘FED’가 뭐예요?
⑤대형주에 투자한 뒤 주가가 안 움직이면 조급해진다. 그러다 테마주에 눈을 돌린다.
⑥순식간에 폭락하는 테마주에 물린다. 원금의 상당부분을 며칠 만에 잃는다.
⑦더 투기성이 짙은 폭탄주로 갈아탄다. 폭락한다. ‘반대매매’나 ‘감자’를 실전으로 배운다.
⑧우리 증시는 너무 후진적이라고 비판하고 증시를 떠난다.


주가가 오르고 수익을 낸 사람들이 많다보니, 여기저기서 그 ‘비결’이 관심이다. 며칠 전 ‘아침마당’에 37년간 주식투자를 했다는 원로 탤런트가 주식대박 비결을 설명했다. ‘투자하는 기업의 종업원의 성실함’까지 살폈다고 했다. 그만큼 따질게 많다는 뜻이다. 그런데 투자기업 직원들의 성실함은 어떻게 평가할까?


‘주가’는 우리가 공부하는 몇 가지 요소로 결정되지 않는다. 특히 모든 시장가격에는 ‘사람의 마음’이 들어간다. 사람의 마음은 ‘이유’없이 바뀐다. 우리가 그 마음을 읽어 돈을 벌겠다고 덤비고 있다. 대중들의 지난 수십년간의 주식투자 수익률을 통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사귀는 여자친구의 부모님께 “취미는 주식투자고, 늘 주식투자를 할 생각입니다”라고 말하고 반응을 살피면 된다.  


주가가 급등하자 최근 자주 등장하는 운용사 대표가 있다. 유튜브도 인기고 주식투자 베스트셀러도 냈다. 알기 쉽고 재밌다. 참고로 그가 대표로 있는 운용사의 대표 펀드는 지난 5년간 수익률이 17.42%다. 주식으로 돈을 버는 것, 절대 쉬운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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