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선거캠프에서 활동하던 이들이 대거 공채를 통해 공직에 채용됐다.’ 모두가 깜짝 놀랄 만한 새로운 소식은 아니다. 암암리에 그런 일은 비일비재하다고 추측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이 취재는 왜 해야 할까. 보도는 그동안 ‘당연히’ 여겨온 관행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시작됐다. 성남시 공공기관에 부정채용이 있다는 목소리는 지난해 여름부터 새어 나왔다. 하지만 한 발 더 들어가서 그 이야기가 어떤 뿌리를 내리고 있는지 살펴보는 보도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시작된 취재는 두 달여간 계속됐다. 취재 과정에서 부정채용 의혹이 제기된 당사자들과 주변인 수십명의 이야기를 들어봤고, 문제 제기해온 내부고발자도 만났다. “성남만 그런 게 아닌데 왜 문제 삼느냐”부터 시작해, “인사권자는 시장이니 문제없다”, “미국은 청소부까지 다 바꾼다”까지. 다양한 반론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누구도 그런 채용을 왜 ‘공개채용’ 형식으로 진행해 지원자들을 기만했는지 속 시원한 답을 주진 않았다. 일자리란 무엇일까. 누군가에겐 명예이고, 누군가에겐 취미일 수도 있겠지만, 어떤 이들에겐 생존이자 삶 그 자체다. ‘관행’이라는 이름을 방패막으로 누군가의 인생을 빼앗을 수도 있는 채용이 반복되지 않는 사회에 이 보도가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