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가 기자들의 일상을 뒤흔들고 있다. 확진자와 취재 동선이 겹쳐 자가격리에 들어간 기자들이 생겨났고, 어떻게 해서든 현장을 찍어야 하는 사진기자들은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취재에 나가고 있다. 취재방식도 달라졌다. 비대면 기자간담회와 온라인 브리핑이 일상으로 파고들었고, 뉴스 앵커는 화상전화 등을 통해 출연자와 소통하고 있다. 기자협회보는 기자 4명의 이야기를 통해 코로나19가 바꿔놓은 기자사회의 풍경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국회 출입 기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국회 본관 등이 폐쇄되고 의사 일정도 전면 중단된 지난달 27일, 이진욱 연합뉴스 사진기자는 국회를 찾아 본관 출입구가 굳게 잠겨 있는 현장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대응해 기자들은 속속 재택근무 체제에 들어가고 비대면 취재를 해오고 있지만, 이 기자처럼 사진기자들의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현장 최일선에서 취재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사진기자들은 더욱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 확진 판정을 받은 국회 출입 기자를 포함해 최근 서울 지역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된 기자 2명이 사진기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자는 “최대한 동선을 줄이고, 마스크를 잘 쓰고, 외부 회식을 하지 않는 등 감염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선별진료소 등 위험지역이라도 사진기자들은 뉴스가 되는 현장에 나간다”며 “폭탄 돌리기 같은 거다. 일단 걸리면 주변을 초토화시킬 수 있어 개개인마다 부담을 느끼고, 많이들 곤두서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취재 현장 분위기도 사뭇 달라졌다. 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사진기자들 사이에서 종종 일어났던 몸싸움도 자제하고 있다고 이 기자는 전했다.
청와대를 출입하고 있는 이 기자는 “최근 코로나가 재확산 되면서 청와대 안에서는 사진기자들끼리 풀단을 구성해 기자 한명이 대표로 찍자고 합의한 상황”이라며 “혼자 하게 되면 아무래도 느슨해지고, 경쟁자가 없으니 콘텐츠 질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지만, 사회적 상황에 맞춰 사진기자들 스스로 취재방식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진기자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 기자는 “출입 기자의 코로나19 확진으로 국회가 폐쇄돼 해당 기자 본인도 굉장히 미안해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누가 그 상황이 될지 아무도 모르는 거다. 서로 다독여주고 너무 비난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사진기자들이 현장에서 온갖 궂은소리를 듣고 있는데 이 험난한 시기를 잘 버티고 건강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박지은 기자 jeeniep@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