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이가 자라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는 얼마를 부담해야 할까요? 이 사이트는 요람에서 대학까지 각 단계별로 부모 선택에 따라 양육비가 총 얼마 드는지 계산해드립니다.’
동아일보가 지난해 10월10일 임산부의 날을 맞아 공개한 ‘2019 대한민국 양육비 계산기(베타 버전·사진)’가 최근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양육비 계산기는 월 가구소득을 입력하면 △임신부터 출생까지 △출생부터 첫돌까지 △어린이집·유치원 △초등부터 대학까지 등 자녀 생애 주기를 4단계로 나눠 각각 얼마를 부담해야 하는지 도출하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다. 첫 단계부터 기형아 검사, 각종 육아용품, 태아보험, 태교여행, 산후조리원 등 수많은 선택지가 나열되고 이를 고르면 자신만의 명세표가 나온다.
이번 콘텐츠를 총괄 기획한 김유영 동아일보 디지털뉴스팀 차장은 “경제적 부담으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은 이미 알려졌고, 평균 양육비용이 얼마라는 식의 보도도 있었지만 자료를 인용하는 수준에 그치는 기사들이었다”며 “양육이나 교육 패턴이 각 가구별로 상이한 만큼 디지털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나가 양육비를 가구별로 도출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 출산한 사람은 이미 겪어왔을 일이고 결혼이나 출산을 하지 않더라도 대리 체험을 하는 효과가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각 단계별 명세표뿐만 아니라 전체 지출액까지 고스란히 도출되는 터라 독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제작 초기 트위터 등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졌던 양육비 계산기는 최근까지도 유튜브나 트위치 등의 플랫폼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비되고 있다. 김유영 차장은 “총 몇 명이 참여했는지 측정하진 못했지만 기존 동아일보 독자층과는 다른 층의 소구력이 있었던 듯싶다”며 “비용을 매개로 출산과 양육 등 일련의 과정을 체험해보고 이를 통해 다양한 논의의 장이 열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는 이를 토대로 알파 버전을 만들 계획도 갖고 있다. 김 차장은 “데이터를 모으는 과정이나 전업 부모의 기회비용은 어떻게 계산할지 등 고민이 많았다”며 “다만 이번에 인터랙티브 역량을 축적한 만큼 베타 버전에서 나온 여러 의견을 토대로 보다 창의적인 방식으로 알파 버전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