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방송지표 '공정·창의·혁신'… '처음 마음' 되새깁시다"
[2020 신년사] 양승동 KBS 사장
한국기자협회 jak@journalist.or.kr | 입력
2020.01.02 13:37:49
지난해 마지막 날 밤 2TV <2019연기대상>과 1TV <새해맞이특별생방송음악회 ‘새날마중’>, 그리고 새해 첫날의 <생방송, 세계 IN 2020>, <특집 뉴스9> 등 특집 생방송들 잘 봤습니다. 제작진 여러분 수고 많았습니다.
물론 어제 아침마당, 6시내고향, 더 라이브 등 생방송 제작진 여러분, 그리고 송출 운행, 안전, 전력 시설 관리 등 담당 직원 여러분 수고 많았습니다.
오늘 새해 첫 출근길에 임원들과 함께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이어서 이곳 시청자광장에서 여러분과 함께 2020년 시무식을 갖게 됐습니다.
반갑습니다!
이 자리에 김상근 이사장님과 이창현 시청자위원장님께서도 함께 해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어제, 새해 첫날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저는 종종 꺼내 읽던 책 <처음처럼 – 신영복의 언약>을 다시 펼쳐 봤는데요,
이 구절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역경을 견디는 방법은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며,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수많은 처음’을 꾸준히 만들어내는 길밖에 없다. 수많은 처음이란 결국 끊임없는 성찰(省察)이 아닐 수 없다.”
네, KBS 구성원들에게 지난 2019년은 참으로 다사다난했습니다.
연초에 조직개편으로 새 출발을 선언했지만, 곧바로 <1박 2일> 방송 무기한 중단 사태, 4월 고성산불 재난방송 실수, 7월 어처구니없는 지역총국 방송사고, 10월 조국 전 장관후보자 검증보도 논란, 11월 독도소방헬기 동영상 논란, 그리고 수신료분리징수 국민청원까지...
재정위기는 더 확대됐습니다.
광고의 큰 축이던 <1박 2일>이 중단되고, 낙관했던 지상파 중간광고가 안 이루어져 광고가 계속 어려웠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지난 6월 토털리뷰를 통해 비상경영 선언까지 해야했습니다. 이렇게 지난 1년은 힘든 시간들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역경의 시간들을 잘 견뎌냈습니다.
또한 많은 성과들도 거뒀습니다.
고성산불 때의 실수를 딛고 일어선 24시간 연속 태풍재난방송들, 다시 돌아온 <1박 2일 시즌4>, 출입처제도에 대한 성찰 속에 취재보도시스템 개선 착수, 그리고 매주 목요일 지역 <뉴스7>의 확대, 웨이브 출범 등.
그리고 노사관계의 진전을 통해 KBS의 중요한 개혁과제들을 해결했습니다. 16년 만에 편성규약를 개정해 제작자율성을 더 정교하게 명문화했고, 직급체계개편에 합의해 어제부터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콘텐츠에서는 드라마에 이어 예능 경쟁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통합광고마케팅이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함으로써 하반기 광고실적이 좋아지게 됐습니다.
올해 예산안도 해를 넘기지 않고 지난 연말 이사회를 통과했습니다.
2020년 예산안은 당기 손익에서 균형을 맞췄지만, 영업 손익에서는 큰 폭의 적자편성이 불가피했습니다. 따라서 심의과정에서 진통이 컸습니다만, 결국 선택과 집중으로 비용예산의 우선순위를 보다 명확히 정리하는 것을 전제로 이사회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2019년의 주요 현안들이 매듭지어져 가고 있던 지난 연말, 아주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실시한 언론매체 신뢰도 및 영향력 조사에서 KBS가 모두 1위를 했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의 낭보였습니다. 새해를 앞둔 시점에 KBS 구성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일이었습니다.
우리가 많은 역경에도 좌절하지 않고 기억할만한 성과들을 이뤄내고 또 새해를 희망으로 맞을 수 있게 된 것은, 故신영복 선생의 말씀처럼, 역경에 부딪힐 때마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성찰함으로써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2년 전, 2018년을 새롭게 시작할 때 우리는,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서 또 높아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KBS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은 콘텐츠의 홍수와 무한 플랫폼 시대에 공영방송의 존재이유를 새롭게 증명하기 위해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2016-2017 촛불혁명 이후, 이 시대를 정직하게 호흡하고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KBS 구성원 여러분! 2020년 새해가 시작됐습니다.
올해의 방송지표는 “2020 새로운 시작, 공정·창의·혁신 KBS”입니다.
공정·창의·혁신 KBS는 2년 전 우리의 ‘처음 마음’입니다. 오늘 이 자리는 2년 전 ‘처음의 마음’을 다시 생각하는 자리이길 바랍니다.
지난해의 성과는 물론 시행착오까지 밑거름 삼아 2년 전 ‘처음의 마음’으로 2020년을 새롭게 힘차게 시작합시다.
2020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