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는 지난 9일 콘텐츠제작에디터 겸 논설위원에 윤석만 기자를 발령했다. 윤 기자는 올해 만40세에 아직 차장 직급도 달지 않은 ‘평기자’다. 중앙 논설실은 물론 콘텐츠제작에디터 중에서도 가장 젊다. 90년대에도 30대 후반~40대 초반의 차장급 또는 평기자가 논설실에 진출한 사례가 있지만, 일간지 기자의 23%가 50대 이상(2018 한국언론연감)일 정도로 편집국 고령화가 진행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만40세 평기자’의 논설위원 발령은 이례적인 일이다.
신문사 논설실의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주로 부장급 이상의 시니어 기자들이 가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은 깨지고, 보직 경험이 없는 차장급 이하의 논설실 진출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논설위원이 기자 경력의 ‘마무리’가 아닌 ‘경험’의 하나로 인식되고, 논설실과 취재 현장의 거리도 좁혀지고 있다. 중앙일보가 앞서 ‘논설위원이 간다’ 등을 통해 논설위원의 역할을 확대했다면, 이젠 논설위원의 개념 자체가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0월 논설실 발령을 받은 정민정 서울경제신문 논설위원은 회사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논설위원이다. 이전 보직은 성장기업부장이었다. 서울경제는 보직 부장을 논설실로 보냈다가 다시 편집국으로 불러 부장을 맡기는 순환 보직을 시행 중이다. 보직 부장 경험이 주는 ‘깊이’에 논설위원으로서 ‘넓은’ 시각을 더하라는 취지에서다. 이는 오피니언 강화와도 연결된다. 서경 논설위원은 현재 7명(논설실장 제외)으로 역대 최다다. 이들은 사설과 칼럼만이 아니라 ‘청론직설’, ‘관점’ 등 인터뷰와 분석 기사도 쓰고 있다.
한국일보도 지난 8월 편집국과 논설실, 비편집국 간의 인사 선순환 원칙을 마련,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지난 5일자 김지은 논설위원 발령이 한 예다. 김 논설위원은 18년차 기자로, 직급은 차장대우다. 황상진 논설실장은 “편집국에서 자기 담당과 현안만 챙기는 것보다 논설실에서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깊이 있는 사고가 가능하지 않겠나”라며 “자기 글을 쓰면서 회사 입장을 사설로 쓰며 역량을 키우고, 다시 편집국에서 보직 부장 등을 경험한 뒤 논설위원으로 돌아와 깊이 있는 안목을 키우는 선순환 원칙을 만들자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역시 오피니언과 논설위원의 역할 변화도 염두에 두고 있다. 논설위원이 현장에 나가거나, 별도의 기획을 하는 방법도 구상 중이다. 김 논설위원 또한 논설실로 옮긴 뒤에도 디지털 콘텐츠인 ‘삶도’ 인터뷰 코너 연재를 계속하고 있다.
이런 논설실의 변화가 다양한 목소리를 담는 시도로도 이어질 수 있을까. 만45세로 서경 논설실에서 가장 젊은 정민정 논설위원은 “논설실의 메인 업무는 사설로, 회사 논점과 기조에 맞춰 써야 하기 때문에 개인의 성향을 반영하기엔 제한적”이라면서도 “기획기사나 인터뷰 등에 반영되는 관심사가 다양해진다거나 시야가 조금은 젊어질 것 같다. (최근 386세대 이슈와 관련해서도) 젊은 세대들의 생각과 불만을 좀 더 민감하게 느끼는 만큼, 단순히 386세대의 독점을 비판하는 것을 넘어 후배 세대의 공감을 끌어내는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직 최연소 논설위원’인 윤석만 중앙 에디터 겸 논설위원도 “3040세대의 경계에 있는 만큼 젊은 세대의 목소리와 새롭고 다양한 시각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