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참(Обичам·사랑해요) K-Pop.”
지난 13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 소재 국립문화궁전 공연장은 태극기를 휘날리며 케이팝에 환호하는 불가리아 10대들로 가득 찼다. 바로 ‘제6회 불가리아 K-Pop 페스티벌’ 현장. 주불가리아 한국대사관(대사·정진규) 주최, 불가리아 국립문화궁전·불가리아한인회(회장·이승주) 후원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사전 비디오 예선을 통과한 댄스 부문 23개 팀과 노래 부문 6개 팀이 참가했다. 무대는 한국 아이돌그룹을 연상케하는 절도있는 칼군무와 노래로 열기를 더했고, 관중석의 함성은 커져만 갔다. 이날 우승을 차지한 댄스 부문 ‘CYPHER’팀에게는 불가리아대표로 10월 한국 본행사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불가리아인의 한국사랑은 예상보다 컸다. 소피아 비토샤 거리에서 만난 소녀는 “아이돌이 되고 싶다. 한국에 가보는 것이 꿈이다”라고 먼저 말을 걸 정도. 또 불가리아기자협회 로잘리나(Rozalina) 기자는 “얼마 전 드라마 ‘대장금’을 재밌게 봤다”라며 인사말을 대신했다. 실제로 소피아에는 K-Pop 댄스학원이 인기라고.
대표단은 앞서 10일 오전 국립 소피아오페라·발레단을 찾아 발레·음향·PR 등 각 분야 담당자와 국제기자클럽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오페라의 대중화와 양국 교류 확대 등에 대해 논의했다. 소피아오페라단 실무자는 “신께서 천국의 땅을 떼어준 것이 불가리아다”라며 “이 아름다운 땅을 알리는 작품을 만드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덧붙여 “15년 전 한국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지만, 이후 뚜렷한 교류가 없다”면서 “앞으로 문화강국 한국과의 활발한 협력을 원한다”고 밝혔다.
대표단은 이어 불가리아기자협회를 방문해 양국 협회의 교류·발전 방안과 언론 자유 등을 주제로 토론했다. 소피아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120년 역사의 불가리아기자협회는 산하 162개 분과에 전·현직 언론인 회원 50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대표단은 이날 오후 민영TV방송사 ‘불가리아 온에어(Bulgaria ON AIR·Bloomberg TV Bulgaria)’를 방문해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페타 카티코바(Petya Kertikova) 뉴스앵커, 밀레나 밀리오티노바(Milena Miliotinova)·블라고이 틴젤코프(Blagoy Tzitzelkov) 기자, 크리스틴 바카르츠히에바(Kristin Bakardzhieva) 커뮤니케이션 및 CSR 전문가 등이 자리했다.
이들은 “사회의 어두운 면보다는 좋은 뉴스로 희망을 선사하는데 노력하고 있다”면서 “‘불가리아로 귀환하는 사람들’ 기획보도로 불가리아 사회변화의 엔진인 젊은 층의 성공사례를 집중 조명한다”고 강조했다. 11일에는 소피아에서 남동쪽으로 150㎞ 가량 떨어진 플로브디브(Plovdiv)로 이동해 유럽문화수도행사 운영단과 간담회를 이어갔다. 대표단은 ‘2019년 유럽 문화수도’ 플로브디브의 고지대 올드타운과 원형경기장을 둘러보며 ‘고대-현대 공존의 지혜’를 경험했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화살같이 지나갔다. 키릴 형제가 창시한 키릴문자, 소피아 국립역사박물관에서 만난 테레스왕의 황금가면, 들꽃마저 아름다운 비토샤산, 이반 릴스키의 정신이 살아있는 릴라수도원의 체커판 무늬 건물들, 세계에서 아이슬란드 다음으로 많은 600여개의 온천을 가진 곳, 노란 해바라기밭이 지평선까지 이어지는 대평원… 트라키아인의 문화와 비잔틴·고대 로마문화를 한 곳에서 접할 수 있는 나라, 불가리아의 발견은 계속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