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합일간지 A기자는 올해 입사 직후 동기들과 함께 ‘청년내일채움공제(이하 청년 공제)’에 가입하려 했지만 신청하지 못했다. 회사에서 거부했기 때문이다. A기자는 “개인과 회사가 함께 지원해야 하는데, 회사에선 선배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신청할 수 없다고 하더라”며 “좋은 제도인데도 형평성만을 이유로 신청을 거부하는 것이 옳은 건지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청년 공제에 지원 가능한 중소·중견기업 언론사 수습기자들이 청년 공제에 가입하지 못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청년 공제는 고용노동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중소·중견기업에 취직한 만 34세 이하 청년들의 장기근속을 위해 운영하는 공동 적금 사업으로, 청년이 2~3년간 300만원~600만원을 적립하면 정부와 기업이 돈을 보태 1600만원~3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해주는 제도다. 채용유지지원금이라는 정부지원금으로 기업 부담은 사실상 없으며 청년에게는 목돈 마련이, 기업에는 청년 인력 유출 방지라는 장점이 있다. 2016년 7월 처음 시행된 이 제도는 지난해 5월 추가경정 예산안이 통과돼 기존 2년 형에서 3년 형 공제가 추가됐고 기업과 청년들의 가입 기회도 많아졌다.
그러나 언론사에선 극히 소수의 수습기자만이 제도의 혜택을 받고 있다. 기자협회보가 고용노동부에 28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청년 공제 가입 현황을 정보공개 청구한 결과, 2016년부터 올해 3월 말까지 공제에 가입한 기자는 총 34명에 불과했다. 공사인 KBS와 대기업 군으로 분류된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 주요 신문·방송사를 제외하더라도 강원일보, 강원도민일보, 한겨레신문 등 5곳만이 공제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청년 공제에 가입한 오연서 한겨레 기자는 “기사를 통해 이 사업을 알게 됐고 동기들과 함께 회사에 문의했다”며 “다행히 회사에서 좋은 정부 사업을 알려줘 고맙다면서 흔쾌히 받아 줬다. 언론사에 청년 공제 홍보가 더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의 경우 수습기자들에게 신청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김기림 아시아경제 인사총무부장은 “중소기업의 인재가 목돈을 마련할 수 있고 장기근속도 가능하다는 정부 사업 취지에 동감했다”며 “올해 신입 오리엔테이션 때부터 청년 공제 가입을 적극 권유했다. 정부에서 좋은 제도를 만들었는데 근로자에게 이 혜택을 알려주고 가입시켜주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부분의 언론사에선 형평성을 이유로 청년 공제 신청을 꺼리거나 아예 제도의 존재 여부를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종합일간지 B기자는 “이런 정부 사업이 있는지도 몰랐다”면서 “회사에서 관련 공지를 받은 적도 없다”고 했다.
‘수습 기간 3개월 이내’라는 제한도 공제를 신청하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2019 청년내일 채용공제 시행지침’을 보면 ‘기업이 자체적으로 수습 기간을 운영하며 청년 공제에 가입하고자 할 때 수습 기간은 3개월 이내여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수습 기간이 3개월을 넘어가는 언론사는 신청이 어려운 셈이다.
종합일간지 C기자는 “공제 신청을 요청하니 회사에서 알아본다고 한 상황”이라며 “다만 수습 기간 6개월이라는 점이 걸린다. 3개월 이내 조항 때문에 신청이 반려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관계자도 “공제를 신청하려고 했지만 수습 기간이 6개월이어서 지원하지 못했다”며 “회사 내부에서 수습 기간이 너무 길지 않느냐는 논의가 나와 수습 기간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각 기업체 사정에 따라 기간에 차이를 두고 수습사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지만 조금이라도 더 빨리 안정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 이 제도의 목적 중 하나”라며 “조기에 정규직으로 전환하라, 확정하라는 취지다. 언론사에서도 근로자 입장에서 수습 기간 단축을 조정하는 방향을 생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 jeeniep@journalist.or.kr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