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 관련 기획 기사를 준비하다가 “침대에서 라돈이 나왔다더라”는 말을 들은 게 취재의 발단이었다. 관련 보고서와 정밀 측정 자료를 구하고 전문가들에게 전화를 돌려가며 퍼즐을 한 조각씩 맞춰갔다. 원인물질을 찾기 위해 돌침대업체 직원과 서울시내 매장을 하루 종일 돌았고 엄한 돌덩이를 들고 끙끙대며 석재상을 찾아갔다. 과학적 사실이 중요한 보도였던 만큼 날마다 활자와 씨름했고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려 노력했다.
대형 게이트 보도 등 드문 경우를 제외하면, 보통 취재를 마치고 기사를 내보낸 뒤 기자의 일은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첫 보도부터가 시작이었다. 일주일 뒤 정부가 허술한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고 일부 매체의 매도에 가까운 공격이 쏟아졌다. ‘무책임한 보도로 애꿎은 기업 다 죽이게 생겼다“는 식이었다. 마음고생도 심했지만 보도를 이어갔다. 다른 건 몰라도 취재는 똑바로 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취재팀 선후배간 신뢰도 두터웠다. 이후의 전개는 알려진 대로다.
취재팀이 생각하는 ‘라돈 침대’ 이슈의 핵심은 명확하다. 자연 상태에서 나올 수 없는 방사능이 나오지 말아야 할 곳에서 나왔고 그것이 국민 건강에 위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다면 적어도 국민이 알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보도 이후의 전개를 바라보며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그렇지만 써야 할 기사를 썼다고 생각한다.
값진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기자의 가장 큰 힘은 탄탄한 취재와 명확한 문제의식에서 나온다는 교훈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좋은 기사 쓰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