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 전 대통령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키맨’으로 떠올랐습니다. “진실을 밝히게 된 계기를 그대로 담겠다”며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당시 김 전 실장은 일각에서 자신을 배신자로 몰아세우는 분위기에 심적인 부담이 컸던 것 같습니다.
그는 “김희중입니다”라는 짧은 인사말처럼 담백한 문장을 구사했습니다. “배신자로 호도되는 것도, 진실을 밝히는 의인으로 미화되는 것도 싫다”며 오해를 풀고자 했습니다. “억측 보도로 옛 동료가 고생하니 바로 잡아 달라”는 부탁을 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MB를 겨냥한 의혹 제기 중에서도 사실이 아닌 부분은 바로 잡았습니다.
조심스럽던 그의 태도와 달리 기사의 파장은 컸습니다. 검찰 수사가 정치보복이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던 MB 측은 침묵으로 돌아섰습니다. “워낙 검찰 수사가 탄탄해 부인할 수 없었다"던 그의 말대로, 이후 다른 측근들도 검찰 조사만 받으면 입을 열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정치보복 공방을 넘어 사건의 본질에 집중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면 다행입니다.
마지막으로 취재를 독려해주신 정진황 사회부장, 고찬유 차장, 강철원 법조팀장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특히 실수투성이 신참을 이끌며 취재 전 과정을 지휘한 안아람 선배에게 거듭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