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2017년 연중기획 '실향민 이야기 꿈엔들 잊힐리야'는 한국전쟁으로 고향을 잃고 남한에 정착한 실향민의 분투기다. 또 영영 사라질지 모르는 옛 북한의 이야기를 실향민을 통해 끄집어낸 '기록'이기도 했다.
취재팀이 만난 17명의 피란민 할아버지, 할머니는 인천의 역사이자 대한민국의 역사였다. 전쟁 후 대한민국의 성장 과정에서 실향민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역사의 일부분으로 자리했다. 연안부두 어시장 상인부터 소래포구 쌀장수, 부평 벽돌공장 인부, 강화 인삼밭 농부, 영흥도 염부, 미군부대 잡부, 인천시청 공무원까지. 인천의 어느 곳 하나 실향민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맨손으로 일궈낸 그들의 분투기는 인천의 역사이자 대한민국의 역사가 됐다.
전쟁 직후 20~30대 청년이었던 실향민들은 이제는 80대가 넘은 노인이 됐고 하나둘 세상을 떠나면서 우리 기억 저편에서 사라지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이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지면에 기록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2017년 연중기획 주제를 '실향민'으로 정한 이유였다. 인천의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2010년 7천105명에서 2017년 4천919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지자체가 실향민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