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하면서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의문이 있다. 정말 교수들이 주장하는 대로 자녀가 연구에 조금이나마 기여를 했다면 문제 삼을 수 있을까. 생사람 잡는 것은 아닌가.
확신 없이 기사를 쓸 수는 없었다. 자녀가 연구에서 맡은 역할에 대해 더 자세히 물었다. 대부분은 단순 작업을 담당했다고 인정했다. 평범한 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다시 물었다. “그럼 다른 평범한 고등학생에게도 그런 기회를 주신 적이 있느냐”고. 만족할 만한 대답을 준 교수는 없었다. ‘기회는 평등해야 한다’는 원칙이 여기선 통하지 않았다.
이후 기사는 그 원칙이 다시 지켜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썼다. 부모가 교수란 이유만으로 더 손쉽게 논문에 이름을 올리고 더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번 교육부 조사로 이런 악습이 뿌리 뽑히길 기대해본다.
혼자 쓸 수 없었던 기사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지도해주신 캡과 단어 하나도 허투루 보지 않고 다듬어주신 사회부장, 차장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격려와 조언 아끼지 않은 선배와 동기들, 민감한 기사에 기꺼이 자문해준 여러 학자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