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을 말했는데 해고라니…받아들일 수 없는 일"

YTN 김종욱 신임 노조위원장


   
 
  ▲ YTN 김종욱 노조위원장  
 
‘구본홍 사장 저지투쟁’이 한창이던 2008년 10월 김종욱 YTN 신임 노조위원장은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노종면, 우장균, 현덕수, 조승호, 권석재, 정유신 등 6명의 기자들은 해고됐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나는 우리의 투쟁이 시작되기 전까지 언론 본연의 가치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할 필요도, 해본 적도 없었다”며 “싸움이 시작되고 나서야 언론자유와 상식의 가치를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던 동료들이 상식을 말했다는 이유로 내쳐지는 건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고 술회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은 강경파도 온건파도, 진보도 보수도 아니라고 했다. 굳이 딱지를 붙이려면 ‘상식파’로 봐달라는 것. 상식이 아니기에 ‘노(NO)’를 외쳤을 뿐이다.

그렇게 ‘평범한 기자’를 자처하는 김 위원장은 지난 6일 90%에 육박하는 지지율로 노조위원장에 당선됐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상처 입은 조합원들에 대한 마음의 빚이 있다”며 “오랜 시간 고사했지만 나 자신도 내 마음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런 그는 공정방송위원회의 정상화를 첫 번째 과제로 꼽았다. 단체협약에 따르면 사측은 노조 측 공정방송추진위가 공방위 소집 요구를 하면 이에 응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사측은 협약 개정을 요구하며 차일피일 공방위 개최를 미루고 있다. 협약 개정 전까지는 기존대로 소집 요구에 응해야 한다는 조항도 있지만 ‘쇠귀에 경 읽기’다.

김 위원장은 “애써 귀를 막고 본질을 왜곡하면 대화가 이뤄질 수 없다”며 “유일한 대화 창구인 공방위 개최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YTN은 침체돼 있다고 말했다. 오는 30일 열리는 YTN 해직자 징계무효소송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6명의 기자가 복직돼 다시 회사로 복귀하길 기다리는 이유다.

그는 “6명이 다 복직돼야 한다는 생각 외에 해본 적이 없다”며 “사측은 1심, 2심 결과를 말하는 데서 벗어나 지난해 4월 노사합의 정신을 준수해 이제라도 전향적 입장을 밝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은 어떤 식으로 해석하기에 이들의 복직이 부담스러운지 모르겠지만, 6명의 동료들은 특정 정치이념이 아닌 언론인으로서의 소명을 다했을 뿐”이라며 “복직이 되더라도 선한 이익을 위해 나설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2년간의 YTN 공정방송 투쟁을 ‘언론종사자로서 어떻게 살아갈지 성찰하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또 YTN 구성원들간 동료애와 신뢰가 얼마나 단단한지 체감했던 날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픔을 겪으면서 구성원들 모두가 서로를 뼛속 깊이 신뢰하게 됐다”며 “언론 본연의 가치가 무엇인지 오랫동안 진지하게 고민해왔던 시간들이 지금도 YTN 노조의 저력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김종욱 노조위원장은 1995년 공채 3기로 입사해 정치부, 사회부, 뉴스팀 등에서 근무했으며 종전까지 국제부에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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