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기협축구대회-노장이 뛴다] 김성희 중앙일보 출판팀장


   
 
  ▲ 김성희 중앙일보 출판팀장  
 
“조심하세요.” 김성희 중앙일보 기자(출판팀장)가 2010 한국기자협회 축구대회 서울대회 참가를 선언하고 난 뒤 주위 동료들로부터 가장 자주 듣는 말이다. 55세의 노장이니 그런 걱정을 할 법하다.

그러나 김성희 기자의 건강 체질을 잘 몰라서 하는 소리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 기자는 아침 일찍 이미 한 차례 연습경기를 치르고 난 뒤였지만 피곤한 기색은 전혀 없었다. 게다가 50대라고는 믿을 수 없는 ‘몸짱’이었다.

지금까지 5차례 연습경기에 참가한 그의 출전시간은 총 90분. 이미 전·후반 풀타임을 소화하기에 손색이 없는 체력을 보여줬다. 주력도 젊은 선수들에 비해 뒤질 것이 없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10여 년째 일주일에 3~4번은 반드시 헬스클럽에 들러 몸을 단련해 온 덕분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본격적으로 ‘몸만들기’에 들어가 몸무게 8kg을 감량했다.

그는 사실 ‘선수’ 출신이다. 고등학교 시절 순수 아마추어 축구선수로 교육감배 대회 등에서 맹활약했다. 기협 축구대회에 출전한 횟수도 8차례에 이른다.

이번에 그가 맡게 된 포지션은 왼쪽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초롱이’ 이영표 선수처럼 양발을 쓰는 테크니션이다.

“기협 축구대회는 축제의 장입니다. 그런데 가끔 승부욕이 지나쳐 볼썽사나운 모습이 나오기도 하지요. 회원간 친선을 도모한다는 원래 행사의 취지를 잘 살렸으면 합니다.”

한국일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한 그는 동아일보, 중앙일보, 조선일보에 이르기까지 메이저신문을 모두 거친 보기 드문 경력의 소유자다. 정치부, 국제부 등 취재 부문을 비롯해 10년 동안 편집부 기자를 맡으면서 두 신문에서 1면 편집을 담당했다. 2008년부터는 고려대와 숙명여대에서 언론학부 학생들을 가르쳤다. 며칠 전 연습경기 출전을 위해 30년 만에 효창구장을 밟았는데 상대팀 응원석에서 기자가 된 제자를 발견했다며 밝게 웃었다.

그가 이번 대회 최연장 선수로서 참가를 결심하게 된 것은 후배들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오는 9월이면 정년퇴직을 한다. 평소 역사학과 심리학 등 인문학을 사랑하고 책 4권을 직접 쓰기도 한 김성희 기자는 “출판 전문 기자가 되는 것이 평생 꿈이었는데 기자로서 말년은 다행히 출판팀에서 마무리하게 됐다”며 “퇴직 뒤에도 이 분야에서 일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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