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노장(老將) 현장을 뛴다

YTN 정현교 강릉지국장 폭설·태풍 마다않고 맹활약


   
 
   
 
지난 8일 YTN 강릉지국장인 정현교 기자는 폭설이 내리는 영동 산간지역에서 홀로 생방송을 했다.
그의 나이 65세, 1974년 KBS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해 1995년 YTN 창립멤버로 입사, 2004년 정년퇴임한 후 현재까지 강릉지국장을 맡고 있다. 그러면서 현장도 뛰고 있는 것이다. 36년간을 기자로 살고 있는 셈이다.

YTN의 한 기자는 “내가 저 나이에도 중계차를 탈 수 있을까 생각하면 자신이 없다”며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현장에 계셨다는 것만으로도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정 기자는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오랫동안 현장에서 기자로 뛸 수 있다는 건 즐거움이고 행복”이라며 “YTN의 열린 사고와 배려에 고맙다”고 전했다.

그러고는 2002년, 50대 중반이던 그해 강릉 지역을 강타한 태풍 루사 때의 이야기를 구수하게 풀어놓기도 했다.

“5년 전까지 강릉지국에 기자가 저 뿐이었어요. 당시 태풍 루사로 강릉 오봉저수지가 터질 긴박한 상황이었는데 3~4일 연속으로 한잠도 못자고 중계를 했지요. 저수지가 터진다는 소식이 계속 들어오는데 생중계 때문에 대피도 못하는 상황이었죠. 방송하다 죽겠구나, 여기서 죽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기자협회보에도 크게 나겠다고 생각했지요.(웃음)”

그런 그는 저널리즘에 대한 소신을 묻는 질문에 손사래를 치다가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앞산을 보려면 뒷산에 올라야 하고, 뒷산을 보려면 앞산에 올라야 합니다. 앞뒤를 다 보려면 더 높은 산에 올라야 하죠. 직책이 아니라 자기 사고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거기서 균형과 밀도 있는 기사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정 기자는 앞으로도 현장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 매년 폭설로 고립되는 마을을 취재한다는 노장(老將)은 “항상 오늘까지, 내일이 아니라 오늘까지 일한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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