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 유감…한국인 어두운 이슈 두려워해"
월스트리트저널 에반 람스타드 기자 서면 인터뷰
민왕기 기자 wanki@journalist.or.kr | 입력
2010.03.17 14:07:14
지난 8일 기획재정부 외신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여성의 사회 참여율이 저조한 것은 룸살롱 때문이 아니냐’는 질문을 해 논란의 중심에 선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서울 특파원 에반 람스타드 기자.
그는 12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와 서면 인터뷰에서 욕설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지만 “한국은 어두운 이슈를 말하는 걸 두려워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터뷰에는 응했지만, 사진게재는 거부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룸살롱 질문을 한 이유가 있나.
지난주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성불평등에 대해 기사를 내보냈고 심지어 룸살롱이 성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이슈라고 언급했다. 여성들이 룸살롱 업무에서 배제되면서 계약 등 일에서 불이익을 받는다는 얘기를 오랫동안 들어왔다. 기획재정부는 파워가 크다. 윤증현 지식경제부 장관으로부터 룸살롱에 여성이 참석하는 것에 어떤 제약이 있는지 듣고 싶었을 뿐이다. (에반 람스타드 기자는 한국의 성문화와 성불평등과 관련한 기사를 준비 중이라는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부적절한 질문이라고 말한 대변인에게 거친 말을 했는데.
정부의 홍보담당자들이 과거에 외국언론에 종사하는 기자들과 나를 비판하면서 계속 자극했다. 이번 사건은 단지 최근에 일어난 예일 뿐이다. 나의 질문을 질문으로서 적절치 못하다고 막았을 때 매우 우습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나를 기분 나쁘게 하면서 관련된 이슈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을 막으려는 것 같았다.
-재정부로부터 공보서비스 중단조치를 받았고, 사회적 비난여론도 높다.
한국정부 및 회사의 홍보담당자들의 업무는 매우 힘들다. 그들의 상사가 부정적인 보도 자체를 절대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그들에게 일반적으로 동정을 느낀다. 그러나 내가 잘못한 것이 없을 때도 그들이 나를 비판하면 나 역시 그들을 비판해 줄 것이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취재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많은 것을 이룩해낸 매우 놀라운 국가다. 그러나 어떤 한국인들은 그들의 국가에 대해 나와 같은 외국인이 말하는 것에 매우 민감하다. 따라서 어두운 이슈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하면 곧바로 방어적이 된다. 그러나 논란이 되거나 불편한 주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이런 것들이 좀더 나은 상황을 만드는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