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회의 성공이 글로벌 리더로 가는 길"
손지애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대변인
장우성 기자 jean@journalist.or.kr | 입력
2010.02.24 15: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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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지애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대변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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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뉴스전문채널 CNN의 마이크를 쥐고 전 세계에 한반도의 뉴스를 타전하던 손지애 전 CNN 서울 지국장. 지난달부터 그는 사람들에게 새 명함을 건넨다. 우리는 그를 이제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대변인’이라고 부른다.
서울 삼청동 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손지애 대변인은 여전히 바빴다. “일부러 다이어트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24일에는 사공일 준비위원장과 외신기자클럽 회원들의 간담회가 열린다. G20 준비위와 기자들의 공식적인 첫 만남이다. 27, 28일 인천에서 열리는 G20 재무차관회의도 코앞에 다가왔다. 사진만 찍고 헤어지는 보여주기식 이벤트가 아니다. G20 정상회의·장관회의에서 다뤄질 의제의 윤곽을 잡는 실질적인 의사결정 과정이다. 손 대변인이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은 이유다.
CNN 기자 손지애는 기자를 꿈꾸는 여대생들의 로망이었다. 뉴욕타임스, CNN 등 세계적인 언론사에서 탄탄대로를 달렸던 그다. 왜 낯선 고생길을 자처했을까.
“꼽아보니 CNN에서만도 15년을 일했더군요. 이젠 뭔가 반전을 꾀하고 싶었어요.”
손 대변인에게 G20 대변인으로 일해보자는 제안이 들어온 것은 그때였다. “이거다”라는 생각이 불현듯 스쳤다.
사람들은 벌써 ‘손지애의 G20 이후’를 궁금해한다. 더 큰 야심을 위한 전초전이 아니냐는 짐작도 난무한다. 그러나 “G20을 발판으로 삼겠다”는 생각은 그의 주파수와는 맞지 않는다. “대회 이후 제 미래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다시 기자로 돌아갈 수도 있고요. 미리 계획해둔 것은 없습니다.” 지금 그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G20 회의의 성공”이 가득 차 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대변인이 될까. 예전에는 대변인을 취재했는데, 이제는 취재를 당하는 대변인이 됐다. 그가 생각하기에 가장 나쁜 대변인은 ‘수동적인 방어자’다. 부정적인 기사를 막는 데만 급급한 대변인이 그런 부류다. 기자가 좋은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진짜 대변인이라는 게 그의 조심스러운 정의다.
“월스트리트저널이나 파이낸셜타임스 정도를 제외하면 G20 회의에 대한 외국 언론의 관심은 아직 부족한 편입니다. 정상회의 때까지 외국 언론에 한국에 대한 기사가 다양하게 실려야 합니다.” 그를 위한 기초를 세우고 멋진 건물을 쌓아올리는 게 손 대변인의 목표다.
그러나 대변인은 역시 ‘방패’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G20 회의가 현 정부의 치적 쌓기용이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손 대변인은 ‘창’의 공격을 노련하게 잠재웠다. “치적 쌓기가 목적이라면 굳이 G20을 택했을까요. 더 쉬운 행사도 많았을 텐 데요. G20 정상회의 개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대담한 도전입니다.” 세계 유수의 선진국들이 G20을 계기로 한국에 한발 더 다가서고 있다. “G20 회의의 성공은 한국을 ‘원어브도즈(One of those)’가 아닌 국제사회의 리더 국가로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라는 게 그의 확신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솥밥을 먹던 기자들에게 당부했다. “칭찬만 바라지는 않습니다. 비판과 비평은 필요합니다. 저희가 미처 못 깨닫는 것도 있기 때문이죠. 다만 열린 마음과 애정으로 G20 회의를 바라봐주시길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