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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연 국장. | ||
중부매일에 청춘을 바친 박상연 편집국장의 느낌은 남다르다. 2년차의 젊은 기자로서 창간 작업에 합류, 윤전기의 온기가 채 가시지 않은 창간호를 받아들고 가슴 벅찼던 기억이 엊그제 같다.
“초년병 시절 편집국장이란 존재는 높아만 보였는데, 강산이 두 번 변하고 20주년을 편집국장으로서 맞게 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군사정권의 언론통폐합으로 유지되던 1도 1사체제가 1987년 6월 항쟁 이후 무너지면서 중부매일은 탄생했다. 도민주 공모 형식으로 출범하면서 지역신문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들었다.
중부매일의 창간 사시는 ‘중부권 시대 재창조’. “지방은 변방이 아니라 나라의 중심”이라는 초심에 걸맞게 지역의 가치를 담는 신문이 되기 위해 걸어온 스무해였다.
IMF 외환위기 이후에는 무차입 경영을 실현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4년 연속 지역신문발전위의 우선지원 대상 신문사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그러나 20년의 세월 동안 가슴 아픈 기억도 없지 않았다.
박상연 국장은 IMF 외환위기 시절을 떠올렸다. 편집국에서도 20~30%의 동료들이 회사를 떠나야 했다. 안타깝게 회사를 등져야 했던 옛 동료들이 지난주 열린 창간 20주년 축하연 때 한자리에 모였다.
“동고동락했던 동료들을 떠나보내야 했던 아픔을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습니다. 오랜만에 얼굴을 보니 마음이 조금은 나아지더군요.”
20주년을 맞은 중부매일이 올해 설정한 의제는 ‘2010 충청권이 미래다’이다. 그러나 앞길이 험난하다.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하면서 충북지역도 비상이 걸렸다. 중부매일도 무관심할 수 없다.
“세종시가 수정안대로 시행되면 대전충남지역보다 충북지역의 피해가 더 큽니다. 벌써 오성·오창 산업단지로 유치 예정이었던 기업들이 투자를 미루고 있습니다. 원안을 고수하는 것이 지역발전·균형발전의 취지에 부합합니다.”
지역신문의 위기 타개도 박 국장이 짊어진 과제다. 인구 1백50만 명인 충북 지역에는 6개 일간지가 발행되고 있다. 무한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박 국장은 정부에 대해 “지역에서 시장 자율로 해소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며 “우수한 신문을 더 지원하고 육성시키는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편집국장으로서 그가 선택한 돌파구는 “신뢰받는 신문을 만드는 것”이다. 눈앞의 이익보다는 언론의 정도를 걷는 신문으로서 지역민들에게 차별화된다면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이 때문에 박 국장의 취임 이후 주민 밀착형 기사, 주민 복지 등 수용자 중심의 지면 제작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는 게 일선 기자들의 평이다. 도시에서는 동(洞), 농촌에서는 리(里)로 파고들어 ‘풀뿌리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강화하는 것.
이는 지면의 차별화라는 면과 함께 항상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는 박상연 국장의 ‘기자관’이 반영된 결과다.
“일선 기자 시절 어렵게 사는 분들을 많이 취재했습니다. 기자들이 큰 이슈에만 주목하기 쉬운데 그런 분들에게는 조그만 기사 하나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런 것이 기자의 진짜 사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