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생활 45년 후배육성이 가장 큰 보람"

헤럴드경제 민병문 주필 번역시집 출간 등 왕성한 활동 눈길


   
 
   
 
고희(古稀)를 넘긴 헤럴드경제 민병문 주필(71)이 젊은 기자들 못지않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어 화제다.

민 주필은 기자로서뿐만 아니라 문인으로서 2008년 자서전 성격의 ‘펜과 나침반’과 창작 시집 ‘서리풀 공원’을 출간한 데 이어 2년 만에 번역시집 ‘멋쟁이 예이츠’를 내놓았다.

특히 그는 2008년 기자생활 50주년을 맞이한 중앙일보 김영희(74) 대기자에 이어 서울고 동기동창인 조선일보 김대중(71) 고문과 함께 반세기가량을 기자로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민 주필은 1964년 12월 동아일보 견습기자 7기로 입사해 1997년 동아에서 정년퇴임을 한 뒤 1999년 1월부터 헤럴드경제 주필로 활동 중이다.

그는 “메이저신문 못지않은 사설을 쓰기 위해 후배들을 ‘하드 트레이닝’을 시키고 있다”며 “틈틈이 논설위원이 쓴 사설이나 칼럼 등을 봐주고 직접 사설과 칼럼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헤경은 민 주필을 포함해 총 3명의 논설위원이 있기 때문에 사설은 거의 매일 써야 하고 칼럼은 3~4주에 한 번씩 맡아야 한다.

민 주필은 “언론계에서 오랜 경험과 경력을 쌓은 기자들이 개인의 건강이 허락되고 회사에서 필요로 한다면 정년 이후에도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기자 역시 보수에 대해 신경을 쓰지 말고 경험을 환원한다는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 역시 동아에서 은퇴한 후 한 한국경제연구원을 거쳐 다음해 1월 헤경에 입사할 당시 상임논설 고문으로 임용되고 3개월 후 정식 주필이 됐다.

임금 역시 ‘임금피크제’에 따라 후배 논설위원보다 적다.

민 주필은 “언론 지원자들을 보면 어려운 과정을 뚫고 오는데 언론사에서 제대로 꽃을 피울지 걱정된다”며 “언론사도 회사 경영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지평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35대 존 F 케네디 대통령 때부터 현재까지 백악관을 출입하고 있는 90세의 헬렌 토머스 기자를 대표적인 예로 손꼽았다.

‘국제문예’로 등단한 그는 “본분을 지키는 범위 안에서 기자들도 자기 전공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뒤 “경제부장 등 17년 동안 경제 분야와 25년 동안 논설위원을 활동하면서 옛꿈에 대한 향수가 되살아나 최근 시집 집필 등 본격적인 문학 활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민 주필은 “45년 기자경력 중 큰 대과없이 기자생활을 할 수 있었다는 게 행운일 수 있다”며 “지금까지 28명의 논설위원들이 거쳐 가면서 후배 논객들을 육성한 것에 대해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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