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침대에서 자며 뉴시스 생존 고민"
최영규 편집국장·상무이사
민왕기 기자 wanki@journalist.or.kr | 입력
2009.11.25 16:45:07
민영뉴스통신사 뉴시스는 지난 5월5일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최영규 전 한국일보 전략기획본부장을 편집국장 겸 상무이사로 발탁한 것이다.
취임 7개월째인 그를 지난 19일 서울시 종로구 경운동 뉴시스 편집국에서 만났다. 편집국장실 한쪽에는 간이침대가 접혀있고 여전히 그는 업무 중이었다.
침대를 가리키자 ‘워크홀릭’이라는 최 국장은 “가끔 기획안을 짤 때 여기서 잡니다. 편집국장이 되고 나서 여기서 살다시피 했어요. 요즘은 집에 들어갑니다”라며 웃었다.
새벽 3~4시에 집을 나와 회사로 출근하곤 한다. 잠이 없다. 일밖에 모른다. 기자들이 출근하기 전인 오전 8시에 모든 업무를 끝내고, 9시부터 밖으로 나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일상이라고 한다. 특히 재계에 발이 넓다.
그가 1980년대 초 삼성물산 기획부에서 근무할 당시 현 동아일보 최맹호 상무이사, MBC 김정명 전 정치부장·울산 MBC 사장, 조선일보 정준 전 기자 등과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이었다. 당시 삼성은 해직기자들을 삼성홍보팀으로 대거 영입했다.
기획·홍보·정보를 담당하던 최 국장을 알아본 게 이들이었다. 기자를 해도 성공하겠다고, 아니 기자를 하라고 독려했다.
그렇게 1988년 서울경제신문 복간멤버로 입사해 산업부 기자로 일한 것이 첫발이었고 이후 노동문제 전문가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한국일보에서도 전략기획본부장, 광고본부장 등으로 일했다.
잠시 언론계를 떠나 있던 그를 부른 건 장재국 회장. 그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뉴시스에 왔고 지금 그의 지상명제는 ‘뉴시스의 생존’이 됐다.
최근 증권 사이트인 ‘뉴시스 스탁’을 개설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현재 증권부 인원은 3명. 하지만 10명 이상으로 충원해 수익모델을 창출할 계획이다. 이 밖에 그가 구상하고 있는 또 다른 사업은 ‘오프더레코드’로 해달라고 했다.
“수익을 낼 방법이 별로 없습니다. 연합뉴스는 연간 3백억 원 이상을 지원받지만, 뉴시스는 민영통신사라 정부 지원이 한 푼도 없어요. 신문처럼 정부광고를 받지도 못하죠. 온라인에 기반을 둔 매체로 체질을 변경해야 합니다.”
최 국장은 민영뉴스통신사의 야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는 국가기간통신사에 빗댄 뼈 있는 말이었다.
“언론의 기본은 비판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희는 홀가분해요. 뉴시스에 상대적으로 신선한 기사가 보이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사람은 적지만, 조·중·동을 비롯한 신문들과 지역신문들이 필요한 콘텐츠 생산에 더 분발할 것입니다. 언론계에서도 민영통신사의 중요성을 알아줬으면 합니다.”
그는 뉴시스의 젊은 기자들에게서 희망을 본다고 했다. ‘젊고 거친’ 기자들을 편집국장실로 불러 사람 만나는 법, 입체적으로 취재하는 법을 설명하기도 한다. 또 기자의 생명은 인적 네트워크라며 아무 때고 취재원을 찾아가 차라도 마시라고 독려한다. 애정 때문이다.
“선배가 후배에게 베푸는 것이 이치입니다. 뉴시스 기자들이 홀대 받지 않고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 게 제 목표예요. 나중에 뉴시스가 커지면 고비 때 기여했구나. 그런 말을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