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대화체 진행속 '선택과 집중' 돋보여

여성 더블앵커 1년 KBS 2TV '8뉴스타임' 정세진·이윤희씨


   
 
  ▲ KBS 2TV ‘8뉴스타임’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정세진(왼쪽)·이윤희 앵커가 서울 여의도 KBS 신관 ‘뉴스타임’ 홍보 전광판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KBS 2TV ‘8뉴스타임’이 17일로 1년이 됐다. ‘뉴스타임’은 지난해 첫 전파를 탈 때 지상파 방송 최초로 여성 공동 앵커가 마이크를 잡아 눈길을 끌었던 프로그램. 공동 진행자인 정세진 아나운서와 이윤희 기자는 지금도 매주 월~금요일 오후 8시면 스튜디오 앵커석에 앉는다.

“이제 뉴스타임 하면 여자 둘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인식하세요. 시청자들이 색다르게 보고 있다는 것이고, 한편으로 저희들이 추구하는 콘셉트가 잘 전달되고 있는 증거인 셈이죠. 시청자들의 그런 인식에 맞게 정치든, 경제든 친절하고 편안하게 풀어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대한민국 방송뉴스의 틀을 깨다!’라는 도전적인 홍보 문구처럼 뉴스타임은 기존 종합뉴스의 형식을 파괴하는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이윤희 기자가 취재현장에서 발로 만든 앵커 리포트, 방송 뉴스의 전형을 뛰어넘는 2~4분 분량의 심층리포트는 기본이고 드라마 속 장면으로 시작하는 리포트도 있다. 마치 만담을 나누는 듯한 두 사람의 대화체 코멘트도 정겹다.

이런 형식은 두 사람이 말하는 뉴스의 새로운 요리법이었다.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뉴스의 흡입력을 높이고, 오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재미있게 전달하면서 깊이 있고 풍부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두 사람은 이 포맷이 지난 1년간 바뀌지 않고 지속돼 왔다는 점에 후한 점수를 줬다.

그렇다고 뉴스타임이 겉만 요란한 것은 아니다. 백화점식 뉴스 전달이 아닌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시청자들이 꼭 알아야 할 정보를 더 깊숙이 취재해 전달한다. 세상을 개선하고 우리 사회의 시스템적 오류를 감시하는 기능도 마다하지 않는다. 소비자 고발 뉴스와 건강, 육아 등 생활밀착형 뉴스도 뉴스타임만의 특화거리다.

뉴스타임 제작진은 팀장을 포함해 16명. 적은 인력으로 하루 평균 16꼭지의 뉴스를 생산해야하기 때문에 기자들의 부담이 적잖다. 1TV ‘뉴스9’와 차별화하고 또한 동시간대 프로그램인 SBS ‘8시뉴스’와 경쟁하면서 뉴스타임만의 색깔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팀원들은 이런 어려움을 활발한 소통과 아이디어 교환 등으로 극복한다. 스태프도 자유스럽게 의견을 개진할 정도로 8시뉴스팀은 개방적이다. 6% 안팎의 꾸준한 시청률을 보이는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정세진 앵커는 “요리도 맛이 없으면 사람이 안 찾는다. 요리법만 그럴듯했던 퓨전 식당들이 망한 이유가 있다”며 “지난 1년간 기자들이 좋은 기사로 받쳐주지 않았다면 우리 둘의 새로운 요리법도 통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희 기자는 “우리가 끌어온 손님(시청자)을 단골손님으로 붙인 것은 제작진이었다”고 거들었다.

정 아나운서는 1999년부터 8년간 ‘뉴스9’ 앵커를 진행했던 베테랑 앵커다. 이 기자는 2001년 입사 후 사회팀, 정치팀, 국제팀, 문화복지팀 등을 거친 8년차 기자다. 두 사람은 지난 1년간 서로 의견을 묻고 조율하면서 때론 서로의 장점을 흡수하며 호흡을 맞춰왔다. 그래서일까. 두 사람이 제작진과 협연하는 뉴스타임의 내일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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