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노태우 비자금 추적하겠다"
안치용 전 YTN 기자, 고위층 해외부동산 폭로 화제
민왕기 기자 wanki@journalist.or.kr | 입력
2009.11.11 13:43:02
언론계 “한국기자상 특별상감으로 충분” 극찬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독립 탐사보도 기자이자 블로거 안치용 씨가 한국고위층의 해외부동산을 추적, 보도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YTN 기자였다. 경남지역 신문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해 지난 1995년 YTN에 입사, 1999년까지 뉴스총괄부와 부산지검 법조출입 기자로 일했다.
YTN 기자들은 그를 겸손하고 꼼꼼한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 YTN의 한 기자는 “워낙 겸손했던 사람이고 정보력과 자료를 수집·분석하는 능력이 탁월했다”며 “기자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 모습에 같이 일했던 YTN 기자들 모두가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안 씨가 밝힌 내용은 파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언론계에서 “‘한국기자상 특별상’ 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현재까지 그는 △조현준 효성 사장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 자녀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노재헌 씨 부부 △전두환 대통령 아들 전재용 씨 △김대중 대통령 아들 김홍걸 씨 △손명원 전 현대중공업 부사장 △박용만 두산 인프라회장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김병국 전 청와대 수석 등 한국 고위층들의 고가 해외부동산 매입 실태를 거듭 폭로했다.
많게는 수천만 달러에 이르는 고위층 해외부동산에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안 씨는 “취재를 하면서 한국 고위층들이 일반인들과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특히 효성의 해외부동산은 해외법인과 유령회사 간 위장거래를 통한 비자금 조성 등 다시 이슈로 부각시키고 있다. 손을 놓고 있던 검찰이 허를 찔릴 정도였다. 또한 여타 고위층의 해외부동산도 검찰 등의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마저 제기되고 있다.
안 씨는 “불법 비자금은 금융 부분과 부동산 부분으로 나눠 볼 수 있다”며 “이 중 금융은 접근이 힘들지만 부동산, 특히 해외 부동산에는 흔적이 있지 않을까 해서 처음 조사를 시작,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문제를 끝까지 추적해 볼 계획”이라며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찾기가 탄력을 받고 속도를 내려면 관계자들의 제보가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달 중 전두환씨 비자금 문제의 일부를 공개할 계획”이라며 “전직 대통령이 생존해 있을 때 이 문제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씨는 2003년 미국으로 건너간 후 한인방송국 기자로 일했다. 그러다 지난 5월부터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독립 탐사보도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나 자신으로 봤을 때도 이제는 새로운 도전을 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며 “미국에는 그런 사례들이 많고 이름을 걸고 독립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안 씨는 소위 ‘메이저 언론사’ 사주들의 해외부동산 실태를 조사했지만, 그와 관련된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 언론에 대해서는 “기대 이상으로 신문과 방송 등 언론매체에서 여러 방면으로 깊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고 한 걸음 더 나아간 취재도 이뤄지고 있다”며 “힘이 닿는 한 언론계 선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