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관련 보도 불신 높다"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


   
 
   
 
“강연회에서 청중들에게 경제 관련 보도에 대한 의견을 물으면 한국 언론에 대한 불신이 팽배합니다. 언론의 선동보도에 대한 심각성을 이미 인식하고 있어요.”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의 말이다. 선 부소장은 최근 낸 그의 책 ‘위험한 경제학1-서민들은 모르는 대한민국 경제의 비밀’에서 언론과 정부가 한국경제의 위기상황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하고 있지 못함은 물론, 오히려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말 나온 그의 책은 10만여 부가 팔리며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선 부소장은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특히 올해 부동산 관련 선동보도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표적 사례로 ‘주택공급 부족론’을 들었다. 현 상태에서도 2만3천 가구 가까이 미분양 물량이 쌓여있으며 앞으로도 14만 가구 등 지속적으로 미분양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선 부소장은 “2000년에도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건설업체들이 주택 부족을 주장하고 이를 통해 고분양가로 폭리를 취했었다”고 말했다.

최근 제기되는 ‘전세난’도 비슷한 논리로 설명이 가능하다. 지난해 말 주택 침체가 시작되고 전세 이동이 두드러졌는데 올해 초 집값이 반등하면서 전세 거래 가격도 올랐다는 것이다. 하지만 언론들은 전세난 역시 공급 부족에서 원인을 찾으며 앞으로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선 부소장은 “최근 3년 동안 서울시에 공급된 주택은 저소득층을 위한 전월세용 주택이 아닌, 투자용 중대형 아파트였다”며 “전월세를 밀어낸다는 측면에서 주택 공급이 줄어든다고 볼 수 있으나 전체 시장에서 중대형이 과잉이라는 점은 제대로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이유로 집을 살 수 있는 유효수요계층이 계속 늘 것이라는 왜곡보도도 많이 양산된다는 주장이다. 1인 가구는 대부분 소득이 일정치 않거나 비정규직, 월소득 2백만원 이하의 30대 청장년층이 주를 이루는데도, 언론은 이들 중 8%에 해당되는 전문직 종사자만을 부각한다는 것이다.

선 부소장은 이처럼 부동산 관련 선동보도가 두드러지는 이유에 대해 “건설업체들이 광고주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언론사 사주들이 부동산 재벌인 경우가 있고 거대 신문 구독자 중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 많다는 것도 이유로 들었다. 기자들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데다가 부동산 전문가라고 불리는 이들도 대다수가 건설업계 종사자이며, 이들을 주된 취재원으로 삼다 보니 오류가 생겨나는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선 부소장은 기자들이 균형감 있는 시각으로 다양한 업계 종사자, 학자들을 만나 전망을 제시하는 기사를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언론사의 구조상 어려움이 있더라도 부동산 전문기자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본이 장기 침체로 간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야 합니다. 전세자금대출 규제 등의 최근 정부의 조치는 경제 위기를 유예하는 일시적 조치일 뿐, 독을 잘라내지는 못합니다. 언론이 현재 정부의 정책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충격을 최소화할 방법을 찾아내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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