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 전하고 싶습니다"
MBC 뉴스데스크 주말앵커 왕종명 기자
김성후 기자 kshoo@journalist.or.kr | 입력
2009.05.20 14:4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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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종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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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도록이면 쉬운 단어,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구어체로 시청자와 눈높이를 맞추고 싶어요. 말이 길어지더라도 설명을 더해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자는 의미죠. 예컨대 신종 플루 2차 감염이 늘고 있다고 말할 때 이미 감염된 사람에게서 전염된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이는, 그런 ‘친절한 뉴스’를 하고 싶어요.”
왕종명(36) MBC 기자는 지난 2일부터 ‘뉴스데스크’ 주말 앵커를 맡고 있다. 뉴스 진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05년부터 2년간 아침 뉴스프로그램인 ‘뉴스투데이’ 주말 앵커를 맡았다. “그때랑 많이 달라요. 그때는 멋모르고 뉴스를 했고 우쭐한 기분도 들었지만 지금은 부담감이 큽니다.” 그는 첫방송 때 많이 긴장했는데 지금은 나아졌다고 말했다.
왕 기자는 신문기자 출신이다. 1999년 5월 세계일보에 입사해 20개월 정도 법조팀 기자로 일하다 2001년 초 수습으로 MBC에 입사했다. 방송사 입사는 그의 의지와 무관하게 이뤄졌다. 면 톱기사도 쓰면서 신문기자에 재미를 붙여가고 있을 무렵 여자친구(지금의 부인)가 “오빠는 방송과 맞다”며 그도 모르게 원서를 냈고, 덜컥 합격했다.
초반에 갈등도 적지 않았다. 다시 수습을 하고 후배뻘 되는 기자한테 교육을 받으면서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더러워서 못해 먹겠다’는 생각이 여러 번 들었다. 퇴사를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1년쯤 지나니 그런 생각이 잦아들었다. 사회부, 국제부, 시사매거진2580 등을 거쳐 지금은 정치부에 소속돼 한나라당을 출입하고 있다.
“앵커 코멘트는 기사를 함축적으로 설명하면서 동시에 ‘이런 것이 있는데 한번 들어보십시오’하며 미끼를 던지는 것이죠. 앵커가 뉴스를 깊이 이해하지 못하면 어떤 내용이 핵심인지 흐트러지거나 잘못 전달할 수도 있어요. 그런 점에서 여러 출입처를 다닌 경험은 뉴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줄 수 있죠.”
그는 평일은 보통의 기자들처럼 출입처를 다니고 주말에는 뉴스를 진행하는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 앵커라도 기자활동 등 다른 생활에 소홀하면 안 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소신이 과했던 것일까. 지난 9일 기자협회 축구대회에서 선수로 뛰다가 축구공에 얼굴을 맞아 왼쪽 눈 위에 멍이 들어 회사 관계자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는 토·일요일 오후면 어김없이 녹음부스에 있다. 음성이 굵고 저음인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읽기 연습을 하는 것이다. 5~10분짜리 원고를 큰소리로 읽으면서 목청을 틔우고 굳은 혀도 풀어준다. “코멘트를 잘 읽는다고 방송을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돌발적으로 대형사건이 터졌을 때 순발력을 발휘해 침착하게 전달하는 것이 방송을 잘하는 것이죠. 그런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기에 노력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