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도, 野도 아닌 독자만이 고객"

김원양 일요신문 편집국장


   
 
  ▲ 김원양 국장  
 
기자들 중에는 일요신문 독자들이 많다. 정치권의 숨 막히는 정쟁과 갈등, 고위층의 비위, 사회이슈에 대한 심층 취재 등으로 ‘선수’들도 읽는 기사들이 많다.

가판 판매부수도 독보적이다. 일요신문의 경우 ‘판매 대 광고’의 비율이 80대 20으로 일간지와 반대다. 1990년대 중반까지 일요신문만 팔아서 먹고사는 총판장이 있었을 정도. 하지만 요즘 경제사정이 안 좋다 보니 판매부수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지난 19일 일요신문 편집국에서 만난 김원양 편집국장도 이 문제를 깊이 고민하며 대책에 부심하고 있었다.

“과거에는 총판장에서 앞다퉈 일요신문을 깔아달라고 했을 정도였어요. 지금도 많이 팔리고 있긴 하지만 예전보다는 덜한 것이 사실이죠. 경기가 어렵다보니 가판대에서 지갑을 여는 횟수가 줄어드는 모양입니다.”

김 국장이 젊은 층을 공략할 콘텐츠 개발을 통해 판매 부수 늘리기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힌 이유다.

그는 “논조와 기조에는 변함이 없겠지만 구성원들과 논의를 통해 필요하다면 오래된 패턴과 레이아웃을 변화시켜갈 계획”이라며 “독자와 소통하는 지면, 문자 서비스를 통한 독자 확대 등 새로운 시도를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20여년 간 편집기자로 살아온 편집통. 경영진과 기자 선후배들이 그에게 기대를 거는 이유도 독자를 사로잡는 그의 편집 때문이었다. 한 경영진은 그를 ‘편집 기술자’라고 부른다.

그런 김 국장은 편집국장보다는 ‘좋은 선배’로 남고 싶다고 했다. 후배들의 목소리만 들어도 취재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집안에 걱정거리가 있는지 다 안다고도 했다. 그만큼 후배들을 챙기고 다독이며 활기 넘치는 편집국이 되길 바랐다.

“기자들과 경영진을 막론하고 모두가 피땀을 흘려 신문을 만들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동료들과 영욕을 함께해 왔죠. 임기동안 일요신문을 좀더 읽히는 신문으로 만들어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싶습니다.”

아쉬운 점은 바깥에 있다. 일요신문은 여느 언론 못지않게 단독·특종 보도를 많이 하는 신문. ‘이회창씨 아들 병역 기피 의혹(1997년)’, ‘병역 비리 의혹 테이프 조작 가능성(2002년)’, ‘박지원-김영완 출입국기록 일치(2003년)’, ‘전재산 29만원 전두환씨 일가 재산추적(2004년)’ 등 크고 작은 단독보도를 쏟아냈다.

하지만 일간지들은 일요신문 보도의 출처를 밝히지 않고 자사 단독보도로 둔갑시켜 내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2003년 7월2일자 기자협회보에는 일요신문의 단독보도를 자사 특종으로 둔갑시킨 C일보와 D일보의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한편에선 여·야 가리지 않는 추적 보도 탓에 “색깔이 뭐냐”는 볼멘 질문을 받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김 국장은 사실에 종사할 뿐이라고 간략하게 대답한다. 공인의 비리는 끝까지 확인하고 추적해 보도하는 것이 ‘일요신문의 분야이자 힘’이라는 것이다.

“일요신문은 색깔이 없습니다. 신문의 보혁 갈등에 관심이 없습니다. 여당, 야당 가리지 않습니다. 다만 사실을 파헤치고 독자들이 원하는 유익한 신문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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