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에는 냉엄, 서민에겐 따뜻한 신문 만들겠다"

이익수 세계일보 신임 편집국장


   
 
   
 
세계일보가 칼날을 벼르고 있다. 우선 법조·경찰 팀에 ‘똘똘하고 젊은’ 기자들을 전진 배치해 사회부를 대폭 강화했다.

지난달 9일 이익수 편집국장이 취임하면서 새로 짠 진용은 그렇게 최일선 현장기자들에게 방점이 찍혔다.

물론 정·경·사를 비롯해 문화·스포츠·편집, 나아가 세계의 자랑인 탐사보도를 소홀히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21일 편집국에서 만난 이 국장은 차분한 학자적인 풍모와는 달리 모든 분야에서 파괴력 있고 싱싱한 신문을 만들고 싶어 했다.

실제로 그의 취임일성은 ‘정치권력·재벌권력 비리에 냉엄한 신문’ ‘서민들에 따뜻한 신문’이었고, 기자들에겐 ‘날카로운 스트레이트 기사’를 강조했다.

이 국장은 “신문의 고유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건과 현상들에 대한 팩트를 끈질기게 파고들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메이저 3사에 비해 인력도 부족하고 근무여건도 좋지 않지만 “한번 해보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지면을 통해 회복시키자는 의지다. 침체된 분위기를 팔팔한 현장 기사로 반전시켜 나가자는 생각도 있다.

“우선 사회부 젊은 기자들부터 불이 댕겨져야 분위기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젊은 기자들이 살아나서 활기차게 움직여야 편집국 전체에 불이 번질 수 있어요. 지금 필요한 건 파이팅입니다.”

그는 후배들에게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싶어했다. 일부 침체된 분위기는 편집국장으로서도 안타깝다.

그래서인지 후배들을 위해 아낌없이 일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구조조정 등으로 인력유출이 심하던 지난 6월 평기자들이 낸 ‘2008 세계일보 보고서’도 꼼꼼히 체크하고 있다.

“이젠 후배들에게 돌려줄 생각입니다. 저는 편집국장이라는 영광으로 충분해요. 평기자들과 술자리 같은 스킨십도 자주 갖고 대화도 늘릴 생각입니다.”

1988년 세계일보 창간 멤버로 참여해 누구보다 편집국에 애정이 많았던 그다. 그래서 세계일보가 다시 날개를 활짝 펼 날을 더 고대하고 있었다.

이 국장은 “어려운 시기에 내가 가진 인재풀과 네트워크를 통해 회사와 편집국 기자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힘쓸 계획”이라며 “업무를 통해 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경제·금융위기와 관련해 “미국 금융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언론들이 제대로 된 경고를 하지 못한 것은 독자뿐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죄송한 일”이라며 “현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과 흐름을 잘 전달하는 신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익수 편집국장은 1983년 한국일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으며 세계일보 사회·경제·문화·체육·특집부장·논설위원 등을 거쳤다. 사회·경제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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