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과 열정 바친 선·후배들께 드립니다"

한겨레 20년사 편찬한 안수찬 기자


   
 
  ▲ 한겨레 안수찬 기자  
 
한겨레 20년의 역사를 담은 ‘희망으로 가는 길’을 대표 집필한 한겨레 안수찬 기자는 홀가분해 보였다. 지난 6개월간 꿈과 현실의 영역을 넘나들며 괴롭혔던 20년 사사 편찬을 비로소 끝냈기 때문이다.

창간 20돌인 15일에 맞춰 사사를 내야하는 만큼 사사 편찬은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지난해 9월 상근편찬위원으로 발령받은 뒤 기획안을 만들고, 사료를 구하고, 인터뷰 대상자를 선정하는데 만 3개월.

원고를 쓰고, 초고가 나오고, 사내 검토를 거쳐 편집과 디자인 작업을 마치고 책으로 나오기까지 그는 외로운 싸움을 벌였다. 전현직 대표이사 등 90여명을 인터뷰하고 캐비넷 6개 분량의 사료를 모았다.

그는 20년사를 사상 첫 한겨레 ‘정사(正史)’라고 했다. 주요 사실의 기록에 충실했다는 뜻이다. 한국사회 변천과 연관시켜 한겨레 20년사를 쓰려고 노력했고, 치적과 함께 오류나 한계도 같이 녹여 쓰려고 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

한겨레 20년사는 한겨레 창간 과정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20년을 4부로 나눠 정리했으며 중간중간 한겨레의 야사를 엿볼 수 있는 ‘돋보기’, 주요 국면마다 갈 길을 논했던 한겨레 논쟁을 실었다.

20년사를 읽어본 한겨레 구성원들의 반응은 ‘애잔하다. 슬프다’였다. 그도 그런 평이 싫지 않은 눈치였다. 한겨레를 떠난 선배들이나 남아있는 사람들 모두 한겨레에 희생과 헌신을 하고도 정당하게 보상받지 못한데 대한 안타까움이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그래서 사사를 통해 이들의 노동과 헌신을 정당하게 평가하고 싶었다. “한겨레에 열정과 청춘을 바친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위로, 보상이 충분치 못했어요. 사사를 통해 위로해주고 싶었죠.”

그는 애초 통사, 논쟁사, 인물사, 야사를 각각 한권씩 쓰고 싶었지만 인력과 시간이 모자라 욕심대로 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입사 때부터 한겨레 20년사는 내가 쓰겠다고 했는데 그 꿈을 이뤄 개인적으로 영광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20년은 성취보다 고심이나 고생, 고난이 많았어요. 앞으로 20년은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내부 역량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모아져야 한다고 봅니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공론이고, 그것이 한겨레다운 다이내믹함을 복원하는 길이죠.”

그는 문화부 학술담당 기자로 돌아간다. 노조 전임자 1년, 사사편찬위원 6개월의 세월을 거치며 키웠던 내공을 지면을 통해 펼칠 계획이다. 한겨레 20년사는 인터넷 서점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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