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 위해 재협상 방법 찾아야"

광우병 끝장 기자회견...MBC 임명현 기자


   
 
  ▲ MBC 임명현 기자  
 
정부의 ‘광우병 끝장 기자회견’ 이후 네티즌들이 ‘래퍼 기자’ ‘용자’(용기있는 자의 줄인말)란 별명을 붙여준 기자가 있다. 바로 MBC의 임명현 기자.

임명현 기자는 지난 2일과 6일 정부가 연 ‘끝장 기자회견’에 참석, 속사포처럼 쏘아대는 예리한 질문을 던졌다. 생중계된 이 기자회견으로 임 기자는 네티즌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다. 들어온 격려 메일만 해도 5백통이 넘는다. 다른 언론에서 미처 다루지 못했던 ARM(미국 쇠고기 부산물) 문제, 원산지 표기 대책의 허점 등 눈에 띄는 보도도 많이 했다. 그러나 그는 공을 보도국 선배들에게 돌렸다.

“쇠고기 협상 타결 후 지난달 24일 국민건강권 차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해보자는 팀장(사회정책팀 전동건 팀장)의 제안이 있었습니다. 이후 권희진, 신재원 기자와 29일부터 3일 연속 시리즈로 광우병 문제를 보도했습니다.”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매일 회의를 갖고 농림부의 옛 문서를 비롯해 각종 자료를 꼼꼼히 점검했다. 국내 자료가 없으면 미국 농림부, FDA(미국식품의약국)의 문서는 물론 외국 전문학회지에 실린 논문까지 찾아냈다. 전문가들에게 조언도 구했다.

기자회견에서 날카로운 질문은 이런 준비가 있어 가능했다. “정부가 질문은 제한하면서 답변은 추가로 장황하게 하고 있었습니다. 제 질문 기회가 왔길래 하고 싶은 말은 다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임 기자는 정부의 이해할 수 없는 입장 변화가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30개월 미만 소의 살코기와 혈액까지도 안심할 수 없다’던 정부가 30개월 이상 소의 뼈까지 수입하겠다고 나섰으니 국민이 신뢰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정부는 협상 전략의 변화라고 해명했으나 의문을 더욱 키웠을 뿐이다. “참여정부 때는 국회에도 밝히지 않을 정도로 보안을 지킨 농림부의 비공개문서에서 미국 쇠고기의 안전성을 강력히 부정했습니다. 입장 변화의 속사정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MBC의 보도가 선정적이며, 근거없는 소문을 키웠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MBC의 보도를 제대로 모니터링했다면 그런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른바 ‘괴담’이라 불리는 부정확한 정보가 우리 보도를 통해 나왔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쇠고기 문제는 이념이 아닌 국민 건강권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일부 언론의 ‘좌파의 선동’이라는 규정도 비판했다. 불과 몇 달 전 절반에 이르는 지지를 보내 이명박 대통령을 당선시키고 총선에서 보수 세력에게 2백석을 몰아준 국민들이 이념적 선전으로 돌아섰다는 건 말이 안된다는 지적이다. 바로 생존,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며 다른 언론이 정치에서 원인을 찾는 것은 부당하다고 일침을 놓았다. 오히려 정부의 실책을 덮어주는 우를 범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재협상이 어렵다고만 하지 말고 국민 건강을 위해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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