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보산 절경 보러 오세요"

리성림 평양 '등대사' 사진기자


   
 
  ▲ 리성림 평양 등대사 사진기자  
 
리성림(평양 등대사·사진 담당) 기자는 남북언론인 대표자회의 기간 내내 조용히 사진만 찍고 있었다. 1m90cm는 족히 돼 보이는 큰 키였다.

대표자회의 마지막 날인 9일 삼일포에서도 그는 금강산을 담아내고 있었다.

평양 등대사의 사진기자라고 밝힌 그는 북측 전역을 돌아다니며 풍경사진을 찍는다고 말했다.

백두산, 묘향산, 금강산, 그리고 칠보산…. 안 가본 곳이 없었다. 북측의 유려한 경관이 그의 카메라에 담겼다. 그가 찍은 운해(雲海), 기암절벽은 액자에 담겨 북측 사람들의 안방에 걸리기도 한다.

한국에서 사진기자들이 보도사진에 열중하는 반면 그는 풍경사진에 더 열을 올린다. 북측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진이기 때문.

2001년에는 남북공동사진전 ‘백두에서 한라까지’ 2004년에는 남북공동사진전 ‘꽃으로 본 내 나라’ 전에 참여한 북측의 이름 있는 사진작가·기자이기도 하다.

그런 그에게 “리 선생님, 가보신 곳 중에 어디가 제일 좋습니까”라고 물었다. 리 기자는 한참을 망설이다 “칠보산이 좋지요”라고 답했다.

칠보산은 함경북도 길주명천 등지에 위치한 화산 지대라 한다. 2007년 정상회담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선물로 준 송이의 원산지다. 예로부터 함북 8경 중의 하나로 꼽혔고 함경의 ‘금강산’이라고 불리웠다고 한다.

리 기자는 “화산지대라서 그런지 칠보산엔 기암괴석들이 많다”며 “찾아보기 힘든 절경 중의 절경”이라고 했다.

리 기자는 한번 가보고 싶다는 남측 사람들의 말에 “그래야지요. 남북이 통일이 되면 무엇인들 못하겠습니까”라고 말하며 사람 좋게 웃었다.

그는 명문 예술대학으로 꼽히는 평양영화연극학교를 졸업했다. 처음부터 사진 전공이었다고 한다. 대학에서는 사진이론을 주로 공부했고 졸업 후 평양의 대표적인 잡지사인 등대사에서 본격적인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가 쓰는 사진기는 디지털카메라로 한국과 별반 다를 바 없다. 기종은 니콘 D1X, 마미야 ZD로 고가 제품이다.

리 기자는 남측 사진작가들의 작품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라산 사진을 보면서 어떤 곳일까 궁금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북측 사람들은 한라산에, 남측 사람들은 절경이라는 칠보산에 아직 갈 수가 없다.

리 기자는 “남북언론인들의 만나는 자리가 처음은 아니지만 만날 때마다 같은 민족이라는 걸 느낀다”면서 “잦은 왕래로 민족 화합과 통일의 그날을 하루 빨리 이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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