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가 태안에 힘이 됐으면…"

서해안 살리기 노래 만든 한겨레 김형찬 기자


   
 
  ▲ 한겨레 김형찬 기자와 노래를 부른 김정인씨  
 

기자 생활 10년째. 닳고 무뎠을 법도 한데 그런 감수성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가 작사․작곡한 노래 ‘바다가 내게 다시 키스해 줄 수 있게’를 듣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기자가 노래를 만든다는 것도 생소한데 싱글로 발표하고 그것도 모자라 처제에게 보컬을 맡기고, 곡 수익금 전액은 서해안 복구에 기부하는 놀라움의 연속들.

한겨레 김형찬(36) 기자 얘기다. 김 기자는 최근 서해안 살리기 캠페인송을 온라인 상에서 들을 수 있는 디지털 싱글로 발표했다. 이 노래는 바다를 연인으로 빗대 ‘그동안 상처만 줘왔던 내가, 이제는 따뜻이 안아 줄게, 바다야 다시 내게 키스해 줘’라는 요지의 모던 록. 김 기자가 작사․작곡했고 회계법인 삼정KPMG에 근무하는 처제 김정인(25) 씨가 노래했다.

“3년 전 기름유출 사고가 난 지역의 환경오염 실태 보도를 접하고 이 노래를 만들었어요. 훗날 정규앨범을 낼 때 실을 예정이었으나 태안반도 원유 유출 사고가 터지면서 일찍 세상에 나오게 됐네요. 태안에서 고생하는 자원봉사자들에게 힘이 되고, 서해안 살리기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합니다.”

그는 음악과 항상 가깝게 지내려고 노력했다. 어린시절부터 시간만 나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귀를 쫑긋했다. 관심 있는 가수의 노래는 시디를 구입해 들었다. 음악을 가까이하면서 사랑하게 됐고, 사랑하게 되면서 음악은 그의 삶 한 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다 작곡도 하게 됐다. “생활하다보면 어느 순간 멜로디가 떠올라요. 그걸 기초 삼아 전체 멜로디를 만들어갑니다.”

지난해 이맘때 노래 3곡을 녹음했다. 그가 작사·작곡한 노래 가운데 주위 사람들의 반응이 괜찮은 곡들이다. 그 중 한 곡인 ‘바다가 내게 다시 키스해 줄 수 있게’를 처제가 노래했다. 노래에 맞는 보컬을 찾던 중 노래와 처제의 음색이 잘 맞아 떨어졌던 것.

1999년 서울신문에 입사한 뒤 2003년 한겨레신문으로 옮겨 사회면 편집을 맡고 있는 김 기자는 한겨레 사내 밴드 ‘공덕쓰’의 보컬, 프로젝트 밴드 ‘뮤직뉴스’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신문기자로 일하면서 만나는 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모티브로 한 노래, 개인적인 내면의 풍경을 담은 노래들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 노래는 한겨레 홈페이지(event.hani.co.kr)나 각종 포털 사이트, 음악구매 사이트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 '바다가 내게 다시 키스해 줄 수 있게' 노래 다운로드 및 온라인 듣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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