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전문팀 신설, 역동적 뉴스 만들어내겠다"
CBS 민경중 보도국장
곽선미 기자 gsm@journalist.or.kr | 입력
2008.03.06 11: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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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경중 보도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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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영혼이 소진되는 직업
창의적 사고·감각적 글 위해 보도국 환경개선 추진지난달 28일 CBS 민경중 보도국장과의 인터뷰는 당초 계획보다 10여분 늦게 시작됐다. 아침회의가 길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명의 손님이 인사차 국장실에 들러 몇 분이 더 지체됐다.
민 국장은 그 사이 전화 한 통을 더 받고 있었다. 갓 취임한 탓인지 여기저기에서 축하전화가 많았다. 전화를 끊은 후 그는 “미안해요. 요즘은 화장실 갈 틈도 없다니까”라며 웃었다.
보도국장이 된지 10일이 지났는데 소감이 어떠냐고 물었다. 기자들의 꿈, 종착역에 다다른 느낌이라고 했다. 자신을 뽑아준 조합원들에게 감사하고 또 미안하단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CBS 뉴스를 알리는 것, 그의 다짐은 조합원에 대한 보답인 동시에 매일 새벽 그를 깨우는 원동력이다.
민 국장은 기자사회에서 보기 드문 경력의 소유자다. 정치부, 사회부 등 주요 부서를 거의 거쳤을 뿐만 아니라 CBS의 온라인 브랜드인 ‘노컷뉴스’와 무료신문으로 발행되는 ‘데일리노컷뉴스’ 역시 그의 손끝에서 창간됐다. 2001년 노조위원장으로 9개월간의 파업을 주도했으며 최근엔 PD들의 수장인 TV제작국장도 거쳤다.
그의 다양한 경험은 CBS뉴스를 균형 있으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뉴스로 가꿔가고 싶다는 포부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그는 두 가지를 약속했다. 국장 직속의 탐사전문 드림팀(가칭)을 만들고 앵커공모제를 실시하겠다는 것. 드림팀에게는 1년에 3천여만원을 지원해 원하는 기사를 쓰도록 길을 열어줄 계획이다.
또한 ‘구글’과 같은 보도국 환경 구축도 생각하고 있다. 영상시스템을 갖춘 대형 회의실 마련, 곡선형 책상 배치, 숙직실 개선 등 대략적 계획을 세워두었다. “기자는 영혼이 소진되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지속적으로 창의적인 생각을 갖고 감각적인 글을 쓰려면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올해 ‘노컷뉴스’는 변화의 정점에 서게 된다. 지향점은 ‘프리미엄’이다. 유사 서비스가 크게 늘어난 지금, 노컷은 차별화에 대한 강한 도전을 받고 있다. “이제는 심층적이고 고급화된 뉴스를 서비스해야 합니다.” 민 국장은 평소 자신의 철학과 소신대로 권력과 기업에 대한 감시를 늦추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언론은 권력과 기업이 글로벌 스탠더드로 가는 것을 도와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재벌이나 정치권 등의 외압으로 기사를 삭제하고 수정하는 것보다 더 철저하게 검증하는 것이 그들에게 진정 도움을 주는 길”이라고 말했다.
“매체융합시대, CBS가 콘텐츠 중심의 경쟁력을 갖춘 반 발짝 앞서가는 방송국이 되도록 노력 하겠다”는 민 국장의 의지가 실현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