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학 박사 학위 받은 MBC 이상호 기자

'미국인보다 미국적인' 친미의 배후를 캐다

“이상호가 언제 박사까지 됐냐.”



   
 
  ▲ MBC 이상호 기자  
 
MBC 이상호 기자가 정치학 박사(연세대 대학원)가 됐다는 소식에 사람들은 놀랐다. 본의 아니게 치러야 했던 야인 생활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잘 와 닿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 기자는 언제라도 세상의 중심에 있는 사람인 듯했기 때문이다.

가장 치열한 전투의 현장에서 잠시 물러났던 동안 그는 논문 준비에 매진했다. 숨을 고르면서, 수북이 쌓인 책과 자료와 마주했다. 박사 논문 ‘미국의 공공외교와 한미관계, 1953~1990’은 이렇게 태어났다.

“기자는 현존하는 것을 의심하면서 취재를 시작합니다. 우리 사회를 좌우하는, 현존하는 양대산맥은 자본과 미국이죠.”

이 기자의 시선은 미국을 향했다. ‘한국인은 어떻게 미국인보다 미국적으로 세계를 인식하게 됐는가.’ 기자 생활 동안 계속된 질문이었다. 언론이 그 한 축을 맡아왔기에 더욱 그랬다. ‘한국과 미국은 공동운명체’라는 도그마 배후의 인식 흐름과 정열 관계. 도전을 용납하지 않는 권력을 해부했던 그의 메스는 그 속으로 파고들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은 공공외교로 안보프레임(1953~1969), 시장프레임(1970~2002)을 주입하면서 한국사회의 대미 인식 정렬을 완성시켰다. 서로 보완하던 두 개의 프레임은 노무현 정권이 들어선 2003년부터는 시장이 주도하면서 안보가 약화되는 역전 상황에 이른다.

“양키는 우리의 의식을 식민지화했어”라는 한 영화의 명대사처럼, 그의 손에서 한 꺼풀 씩 벗겨진 친미주의의 기원은 우리에게 새로운 자각의 단계를 요청한다. 즉 “한국민들은 기존의 관성적 인식에서 벗어나 주인인 관점에서 오로지 국익에 입각한 대내외 인식을 구성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이 우리의 인식을 어떻게 구조화했는지를 자각하면서, 우리도 주체적으로 상대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외교 전략을 펼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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