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홍석현 회장 신년사

"신중앙판 도입.중앙선데이 안착이 양대 과제"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은 신년사에서 “새해 JMnet의 양대 과제는 ‘신(新)중앙판’ 도입과 중앙SUNDAY의 안착”이라고 제시했다.

홍석현 회장은 “신 중앙판은 중앙일보의 개혁 이미지를 독자에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섹션신문, 가로쓰기, 전문기자제 등에 이은 또 하나의 개혁”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 ‘소프트웨어의 개혁’이 필요하며 핵심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홍 회장은 “위계 중심에서 역할 중심으로, 자리보다 일 중심으로 생각을 바꿔야 한다”며 “ 독자들로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존경받는 스타기자들이 무수히 나올 때 중앙일보는 세계적 신문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명품신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

친애하는 JMnet 가족 여러분!



   
  ▲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희망찬 2008년이 밝았습니다. 무자(戊子)년 새해를 맞아 여러분 가정마다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우선 지난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준 임직원 여러분 모두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는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주도해 왔습니다. 한국 최초의 일요신문인 중앙SUNDAY를 성공적으로 출범시켰고,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판형변화를 위해 새 윤전기를 도입했습니다.

글로벌화에서도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조인스닷컴이 미국으로 진출했고, 애틀랜타 중앙일보가 창간되었으며, 세계 경제,정치의 핵심 축이 된 중국을 더 잘 알고자 한국 언론 최초로 중국연구소도 창설했습니다. 또한 ‘뮤지컬 어워드’ 창설, 드라마 하우스 설립, 걷기를 주제로 한 워크홀릭 포털의 구축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 성공적으로 진출했습니다. 모두가 땀 흘려 노력한 덕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중앙일보의 위치와 역할은 돋보였습니다. 언론으로서 가장 중요한 독립성과 공정성, 그리고 중립성을 지켜내어 독자들로부터 신뢰를 쌓았습니다. 중요한 이슈가 제기될 때마다 정치권이나 독자들은 중앙일보를 지켜 보았습니다. 중앙일보가 어떤 견해를 내느냐에 따라 여론의 흐름이 변했습니다. 중앙일보는 이제 이 나라의 공공이익을 대변하는 주요기구가 되었습니다.

특종도 많았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을 처음 알린 세계적 특종, 복잡하게 뒤얽힌 대선의 흐름을 명쾌하게 정리해준 BBK 관련 대특종등 중앙일보는 그때 그때 뉴스의 물줄기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한 단계 높아진 신문을 만들었다고 자부합니다.

임직원 여러분!

새해 아침은 누구나 흥분과 기대 속에서 맞습니다. 그러나 오늘 저는 과거 어느 해보다도 설렘과 긴장이 교차하는 특별한 감회를 안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올해 우리 앞에는 큰 도전과 기회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먼저 주변 환경을 둘러 보면, 결코 녹록하지가 않습니다. 대선 결과 10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졌습니다. 이제 사회의 화두는 이념논쟁에서 실용주의로 그 방향을 틀었습니다. 새 정부의 출범, 4월 총선 등 정치 일정이 숨가쁘게 이어지면서 올 한해 역시 격동의 한 해가 될 것입니다.

경제 상황 역시 크게 낙담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큰 기대를 걸 수도 없는 형편입니다. 미국에서 촉발된 세계적인 금융경색 현상, 고유가, 원화강세 등 넘어야할 고개가 적지 않습니다.

미디어 산업의 상황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신문용지 등 원자재 값은 치솟고, 신문업계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 포탈, 모바일 서비스, UCC, 블로그 등 새로운 미디어들이 속속 등장하며 신문과 방송 같은 전통적인 미디어들의 입지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모든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우리가 가야할 길은 더 험난할 것이 분명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성공에의 확신입니다. 위기가 절박할수록 기회도 그만큼 커지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누구에게나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준비를 얼마나 착실히 해 왔느냐, 또 그만한 역량이 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그런 실력과 자질을 갖추고 있습니다.

JMnet은 다른 어느 언론사 보다도 사업 구조가 유기적으로 잘 짜여져 있고, 조직도 안정돼 있습니다. 20여개의 매체, 30여개의 계열사가 효율 높은 미디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외부적인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하며, 강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었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새해 JMnet의 양대 과제는 ‘新중앙판’ 도입과 중앙SUNDAY의 안착입니다.

오는 6일 중앙SUNDAY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진국형 고품격 신문 판형을 독자들에게 선 보이게 됩니다. 한국 신문 역사에서 또 하나의 획을 긋는 사건입니다. 21세기에 들어서 전 세계적으로 100개 이상의 신문이 판형을 바꾸었습니다. 영국의 가디언, 더 타임스와 인디펜던트, 프랑스의 르 몽드, 미국의 뉴욕타임스 등 세계적인 고급지들이 앞다투어 판형전환을 이끌고 있습니다. 독자들이 보다 편하게 읽고, 디자인이 아름다운 신문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역시 독자의 편에 서서 생각하고 서비스 한다는 독자 제일주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서 입니다.

新중앙판은 중앙일보의 개혁 이미지를 독자에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섹션신문• 가로쓰기• 전문기자제 등에 이은 또 하나의 개혁입니다. 그러나 단지 판형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에 걸맞게 콘텐트가 충실해 져야 하고 디자인도 더 깔끔하고 아름다워져야 합니다. 소프트 웨어 개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소프트 웨어 개혁의 핵심은 사람입니다. 한마디로 각자가 자기 영역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명문대학에는 총장보다 더 유능하고 학식이 깊은 교수가 많습니다. 기자 한사람 한사람이 빛나는 보석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스타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자 각자가 전문성을 갖춰 최고의 콘텐트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조직도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앙일보 편집국 경제부문의 조직개편도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위계 중심에서 역할 중심으로, 자리보다 일 중심으로 생각을 바꾸어야 합니다. 독자들로부터 사랑받고 존경받는 스타기자들이 무수히 나올 때 중앙일보는 세계적 신문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명품신문이 될 것입니다. 디자인도 획기적으로 Up-Grade 해야 합니다. 신문에 디자인을 입혀야 합니다. 글의 맛과 편집의 멋이 어우러져야 진정한 명품신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판매•광고 등 경영 각 부문에도 올해는 도전의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새 정부가 경제를 최우선하겠다고 거듭 다짐하고 있어 올해는 내수가 회복되고 기업들의 투자도 활성화될 분위기 입니다. 이는 광고와 판매에 어느 정도 호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대로 여러가지 불확실성도 높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오히려 뉴미디어의 확장으로 신문의 몫은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경영 각 부문은 어떤 환경 변화에도 생존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 하겠습니다. 높고 낮은 경기에 관계없이 스스로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난해부터 중앙일보와 계열사, 각 부문간 교류와 협력이 활성화 되면서 시너지 효과가 가시화 되기 시작했습니다. 중앙SUNDAY 창간이후 전 임직원들이 보여준 Bottom Up과 Sun Up에서의 협력, 위아자 등 각종 행사에서 발휘된 JMnet의 협업 체제는 우리의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 주었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입니다. 변화의 관찰자가 아니라 주인공으로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 나가야 하겠습니다.

우리 다같이 지난 10여년 간 이뤄 온 혁신과 도전의 성공을 되새기면서 충만한 자신감으로 새해를 맞이합시다. 먼저 밖으로는 새 정부와의 관계도 일류언론의 품격과 역할에 합당하게 설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민의 염원대로 새 정부가 일 할 수 있게 사회적 분위기를 마련하되 언론 본연의 비판기능에 충실하여 공정하고도 당당한 신문을 만들어야겠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지난해 까지가 일류 신문, 일류 미디어를 위한 성장 기간이었다면 새해는 그 열매를 따는 해가 되도록 합시다. 우리의 경쟁자는 우리 스스로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마음 가짐부터 새롭게 해야 하겠습니다. 변화와 혁신은 결국 사람에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 주역은 여러분입니다.

감사합니다.

2008년 1월 2일
회장 홍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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