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신문 머니투데이가 최근 방송사업에 진출하는 등 종합미디어그룹으로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머니투데이 3층 대회의실에서 만난 홍선근 대표는 종합미디어그룹으로서의 포부를 과감히 밝히며, 기자에서 전문 CEO로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머니투데이 최대 이슈가 될 IPO공개, 주주간 경영권 분쟁 등에 대해 들어봤다.-경영목표와 경영철학이 궁금합니다.머니투데이는 ‘첫 번째도 수익, 두 번째도 수익, 세 번째도 수익’을 경영의 우선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난해 중순부터 머니투데이 생활문화의 화두는 ‘겸손’이었습니다. 앞으로 2년간은 이 화두가 계속 유지될 듯 합니다. 하지만 2년이 지나면 뭔가 진일보된 화두가 다시 생겨날 것입니다. 역사는 지워지지 않고 남습니다. 진일보하면서 축적된 머니투데이의 생활문화는 세월이 지날수록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무형의 자산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기업인으로 옛 총수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의아하게 생각할텐데, 머니투데이 특히 저의 역할 모델은 흔히 생각하는 언론인이기 보다는 훌륭한 기업인입니다.
저의 역할 모델은 구인회 이병철 정주영과 같은 위대한 기업인입니다. 저 스스로 훌륭한 언론인이 될 가능성이 없다고 자인해 버리고 싶진 않지만 저의 책무는 훌륭한 기업가가 되는 것입니다. 언론기업가인 저는 훌륭한 언론인을 쓰면 됩니다. 저의 후배들이 훌륭한 언론인이 될 것이고, 저희 후배 가운데 사장이 나온다면 또 그가 훌륭한 언론기업인이 되면 되는 것입니다.
-어려운 신문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올해까지 6년 연속 흑자가 예상됩니다. 그 원동력은 무엇입니까.한 마디로 직원들의 ‘단합된 열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머니투데이는 남다른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세팅을 완료해서 시작한 인원과 조직이 아니었습니다. 소수의 정예 인원과 조직으로 출범, 차차 그 범주를 확대해 갔습니다.
창업 초기부터 동고동락하며 생긴 구성원간의 끈끈한 애정이 조직의 단합을 가져왔고, 이어 그 단합이 열정으로 이어졌습니다. 다른 언론사보다 훨씬 더 센 노동 강도가 오히려 더 큰 열정을 불러일으킨 것 같습니다. 그 바탕에는 애정과 단결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단합된 열정’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조직원들의 ‘통합된 공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조직문화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단합된 열정’으로 요약할 수 있는 머니투데이의 조직문화는 다시 ‘겸손’과 ‘부지런함’으로 구성됩니다. 현재도,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 구성원들이 공유할 조직문화입니다. ‘겸손’은 시대의 화두입니다.
특히 언론계에서 취재원이나 일반인 앞에서 권위주의를 내세우던 시대는 지나갔다고 봅니다. 아울러 ‘부지런함’ 또한 무척 중요한 가치입니다. 아무리 능력 있는 기자라 할지라도 부지런한 기자를 당해낼 재간은 없다고 봅니다. 몸에 밴 겸손 속에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이 이 시대가 바라는 진정한 기자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머니투데이 기자들의 정체성이 궁금합니다.인터넷 언론 등의 매체 수가 엄청 늘면서 아무나 혹은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는 아마추어리즘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리고 이를 부정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다만 아무나, 누구나 할 수 없는 프로페셔널리즘이 언론계에 엄존하는 것 또한 현실이며 머니투데이는 이러한 프로페셔널리즘을 추구하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주간지 ‘머니위크’창간과 금융·경제특화 뉴스인 ‘더 벨’팀 발족, 세계일류여행사 출자, MCN미디어맥스 인수, 전자상거래 업체인 ‘EC로드’ 지분참여 등 공격경영을 펼치고 있습니다. 방송사업 계획 등을 포함한 종합미디어그룹으로서의 청사진은 무엇입니까.핵심은 ‘News multi-use의 최대화’입니다. 콘텐츠 하나가 생성되면 가능한 한 모든 채널을 동원해 이를 이용하자는 것이며, 이를 성사시킬 수 있는 채널들은 모두 설립 가능한 미디어로 볼 수 있습니다. 온라인 신문 방송 잡지 모바일 등 앞으로 진화되는 채널이 나올 때마다 모두 시도해 볼 생각입니다.
또 다른 핵심은 ‘News Only의 탈피’입니다. 언론 사업 다각화도 중요하지만, 비언론 사업 다각화도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언론 사업만을 해서 지속적인 수익을 확대 창출하는 것은 갈수록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현재 비언론 사업에 진출해 있듯이, 비즈니스 모델만 확실하다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못 할 게 없다고 봅니다.
-‘MTN’(머니투데이네트워크)을 설립하는 등 방송사업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향후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방송사업의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계획이십니까.최근 몇 년간 축적된 이익잉여금으로 채널 인수는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이 채널이 경제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인력과 시설에 대한 투자가 꼭 필요하고, 그래서 자금 조달도 불가피합니다. 무차입이 경영원칙인 탓에 유상증자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경영권 분쟁 속에서 우리사주조합을 포함한 증자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최근 법원의 판단이었습니다.
경영권 분쟁과는 상관없이 법적 권장사항인데 법원의 판단이니 안타깝지만 따를 수밖에 없겠지요. 어쨌든 사업은 확장해야 하고 자금은 필요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우리사주조합을 배제한 주주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입니다. 또 방송법인이 별도 유상증자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머니투데이는 온·오프라인 매체를 만들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오프라인의 경우 영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습니다.온라인에 비해 오프라인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오프라인도 발행부수에서 경제지 가운데 3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절대적인 면에서 오프라인이 그렇게 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오프라인은 현재 중앙일보에 인쇄 및 판매 위탁을 하고 있어 상당한 도움을 받고 있는데, 계속적인 증부 추세에 있습니다. 독자들의 구독요청이 그 만큼 계속 늘고 있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다만 일부의 인식이 그렇지 않다는 게 서운할 따름입니다. 그래서 광고주 등 여러 관계인들에게 그런 사실을 인지시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오프라인도 온라인의 위상에 걸맞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타 분야 인지도 문제는 처음 출발을 증권ㆍ금융 특화 신문으로 출발한 데 따른 문제일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점차적인 커버리지 확대를 통해 경제와 연관된 분야는 모두 다루고 있습니다. 법조팀, 연예부, 그리고 최근 정치팀에 이르기까지, 전부 경제와 뗄 수 없는 분야라고 생각해 발족을 하게 됐습니다. 머니투데이 연예부가 생산하는 스타뉴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연예 속보 매체로 자리 잡았습니다. 우리의 강점은 리얼타임입니다. 어떤 분야가 됐건 어느 시기에 어떻게 역량을 쏟아 붓느냐에 따라 인지도 상승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난달 일부 주주들에 의해 우리사주조합 주식배정 추진이 무산됐습니다. 향후 지배구조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 계획입니까.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본주의의 법과 제도상 주식회사의 주인이 주주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서 타사 기자들보다 월급도 덜 받고 땀은 더 많이 흘리며 ‘맨주먹’으로 일구어낸 회사의 특성상 직원들도 회사를 지탱하는 한 축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우리사주조합 주식배정 무산 건에 대해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며, 언젠가는 직원들에게 우리사주를 나눠줄 생각이며 주주 등을 설득해 나갈 것입니다.
-지난 3월 불거진 경영권 분쟁 등을 비롯해 주주간 갈등 해결이 시급한 것으로 압니다.가장 큰 문제지만 제 뜻대로 안 되는 문제입니다. 우리 자본시장에선 형식은 주총이지만 내용으로는 주주구성에 따라 해결책을 찾게 됩니다.
머니투데이도 결국은 이런 방법을 자연스럽게 택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가능하면 함께 고민을 하고 미래를 설계하던 사람들의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방법으로 잘 됐으면 좋겠고, 그렇게 되리라고 봅니다.
-지난 5월 임시 주총에서 IPO(기업공개)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자본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자격은 2년 전부터 갖췄습니다. 하지만 가는 게 목적이 아니라 얼마나 우리에게 어울리는 주가 평가를 받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주가를 높이기 위해 지난 한 해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1인이 15%의 이상의 지분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한 정관을 변경하지 않는 이상 IPO는 당장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지난 5월 임시 주총에서 일부 주주들의 반대로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자금조달과 투명성 확보, 그리고 기존 주주들에 대한 환금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가능한 한 빨리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개인적인 꿈이 있다면.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고, 남들이 한 건 다르게 함으로써 현존하지 않는 새로운 그림을 그려나가는 게 개인적인 포부이자, 우리 조직원 모두가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 고민입니다.
아울러 내년에는 교육과 관련해서 무언가를 실천해 보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더 이상 논쟁으로 해결될 수 있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모델의 학교를 만들어서 풀어볼 생각입니다.
대담=김신용 편집국장, 정리=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