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가 가야할 길 되돌아보는 계기 삼겠다"
뉴스부활 20주년 맞은 CBS 이길형 보도국장
곽선미 기자 gsm@journalist.or.kr | 입력
2007.10.31 13:34:52
CBS가 최근 ‘뉴스부활 20주년’을 맞이했다. 1954년 첫 민간방송을 시작한 CBS는 군사정권시절 언론통폐합 조치로 보도 기능을 잃었다. 하지만 1987년 10월 민주화의 물결 속에서 보도기능이 회복돼 오늘에 이르렀다.
“뉴스공백기는 7년에 불과했지만 다시 시작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정부의 감시, 기존 언론의 배타성 등이 취재를 어렵게 했죠.”
CBS 뉴스부활 직후 첫 수습기자로 입사한 이길형 보도국장은 당시 가장 힘들었던 일로 기성언론의 배타성을 들었다. 주요 방송사들이 이른바 ‘땡전뉴스’로 불리며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하던 때에 CBS는 소외계층에 주목해 기존언론의 눈총을 받아야했다.
정부의 견제도 끊이지 않았다. CBS는 뉴스부활 직후 하루 30분씩 총 4차례 진행하던 뉴스를 15분 더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정부는 거절했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CBS가 정치관련 심층보도를 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였다. 최근 국정원 진실위 진상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뉴스가 부활됐지만 완벽한 부활은 아니었습니다. 종합방송이었지만 특수·종교방송이라는 제한에 묶이게 됐죠.”
이 국장은 이 제한이 지금까지 CBS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경인TV를 통한 공중파 진출이 무산됐던 것이 대표적 예라는 것이다. 최근 방송위원회가 방송법 시행령을 고지하면서 4개 국영채널에만 뉴스 보도를 허용한 조처도 비판했다. “CBS가 뉴스를 해서 공익적이지 못할 것이 무엇인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여년간 산전수전을 겪은 CBS는 라디오를 넘어 방송, 온라인, 신문 등에 진출하며 다매체를 보유한 언론사로 성장했다. ‘원 소스 멀티 유즈’를 극대화하고 안정된 수익구조를 만드는 것이 최근 가장 큰 고민이다. ‘저널리즘’ 문제도 마찬가지다. 최근 신정아씨 보도에서 선정성이 지적됐다. “몸집불리기에 힘쓰다가 저널리즘을 잃고 있다”는 호된 비판을 받았다.
뉴스부활 20주년의 의미는 그래서 각별하다. 이 국장은 “뉴스부활 20주년은 CBS의 대외적 이미지 제고와 기독교적 가치관인 정의·자유·인권에 충실한 보도, 자본 및 정치권력으로 인해 펜을 구부리지 않는 언론이 되자는 스스로의 각오를 다지기 위한 의미도 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뉴스부활 20주년을 기점으로 뉴스가 가야할 길, 기자가 지녀야할 마음가짐을 재점검하려 한다”며 “앞으로도 사회의 파수꾼으로서 제 목소리를 내는 언론으로 굳건히 자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