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신토불이'식탁 만들어야죠"

'책 쓰는 기자' 박중곤 농민신문 편집국장

식품 분야 전문서적만 6권…박사학위도



   
 
  ▲ 박중곤 농민신문 편집국장  
 
“마감 끝내고 매일밤 12시까지 사무실에 남아서 글을 썼어요. 불을 끄고 터덜터덜 로비로 나오면 수위 아저씨가 딱했던지 그러데요. 박 기자가 여기 회장해야 되겠다고.”(웃음)

올해 초 취임한 농민신문 박중곤 편집국장은 ‘책 쓰는 기자’ ‘책 쓰는 국장’으로 통한다. 최근 번역서 ‘식품전쟁’을 출간한데 이어 모두 6권의 책을 펴냈다. 그것도 자연과 식품을 화두로 한 4백페이지 분량의 전문서적들이다.

바쁜 기자생활 와중에 도대체 어떻게 그 많은 책들을 펴낼 수 있었을까. 그에게 물었더니 “책과 흰머리를 바꿨어요”라며 웃는다. “어느 날은 식구들이랑 백화점엘 갔다가 바닥에 털석 주저앉고 말았어요. 아찔했죠.” 잠 안자고 글을 쓴 덕분이다.

그런 과정들 때문이었는지 식품 분야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전문가로 통한다. 지난해엔 ‘향토음식산업 발전방안 연구’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특히 그가 관심을 기울이는 부분은 우리 식탁의 오염 문제다.

“내용을 알고나면 먹을 것이 없어요. GMO(유전자 조작 식품)도 알게 모르게 우리 식탁에 많이 올라오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지만 두부 원료콩의 60~70%가 미국산 유전자 조작콩이예요. 심각한 일이죠. 축산물에 쓰이는 성장촉진제, 항생제 같은 것도 상상할 수가 없고. OECD 국가 중 우리나라 식탁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후대에 어떤 재앙이 닥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예요.”

1980년대 후반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용어를 발굴해낸 장본인이기도 한 그는 이렇게 ‘고장난 식탁’의 문제를 줄곧 지적해 오고 있다. 국민건강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 가지 방안을 가지고 있다. 바로 FAO나 UN, WHO 같은 국제기구들이 활용할 수 있는 경제모형을 개발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식품정책 입안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이론의 개발이다. 책으로 펴내 런던과 뉴욕, 서울에서 동시에 출판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박국장은 1997년부터 2005년까지 ‘행복의 샘’ ‘새농민’ ‘전원생활’ ‘디지털 농업’ ‘월간 축산’ ‘어린이 동산’ 등 월간지 6곳의 편집장을 동시에 했다. 대한민국에선 전무후무한 일이다. 그래서인지 농업 축산 여성 어린이 등 다방면에 조예가 깊다. 따지고 보면 농민신문 편집국장으로 발탁된 것도 농업과 관련한 해박한 지식 때문 아니었을까.

그는 농민신문을 실용적인 신문으로 만들고 싶어한다. “겉치레 요란한 농업정책 홍보보다는 독자들의 피부에 가 닿는 얘기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경제나 유통과 관련된 기사들을 전진배치해 농민들에게 돈벌이 되는 정보를 주고 싶어요. 어려운 사정에 처한 농민들에게 힘이 되는 신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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