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하는 조직·읽히는 신문 만들겠다"

정병덕 국민일보 편집국장


   
   
“취임사도 하지 않았습니다. 불명예스럽게 퇴진한다면 취임사가 의미없기 때문이죠. 열심히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국민일보 정병덕 편집국장은 “‘토론이 있는 조직문화’와 ‘읽히는 신문’을 만들려 한다”고 강조했다. 생산자 위주가 아닌, 수용자 위주의 신문, 독자를 감동시킬 수 있는 신문을 제작하겠다는 것이다. 기존의 취재스타일과 기사작성도 바꾸겠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편집국의 갈등요소들이 침체의 원인이 되던 때도 있었지만 신뢰와 화합, 참여, 공유의 가치를 내세워 신문을 혁신해 나가려 합니다. 기사 작성도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는 등 변화를 거듭하겠습니다.”

정 국장이 구현하고 싶은 신문은 ‘작지만 강한 신문, 강하면서 부드러운 신문, 부드러우면서 알차고 재미있는 신문’이다. 회사의 지원 확대, 기자들의 의욕 증대 등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내부의 분위기는 그의 목표에 힘이 되고 있다.

‘대선의 해’인 만큼 정 국장이 최근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은 단연 ‘정치’파트다. 그는 다음달 3일 ‘대선취재단’을 출범시키기로 하고 정치·사회 및 지방주재기자 40여명을 발령했다. 여기에는 탐사팀도 포함시켰다. 대선취재단은 국민일보의 전매특허가 되다시피 한 논문 검증을 비롯한 주요 후보들의 신상 및 의혹 검증을 진행하게 될 예정이다.

그는 이번 대선보도에서 “공정보도가 제1의 목표이지만 기존의 선거보도와는 확실히 달라야 한다는 ‘차별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쿠키뉴스와 공조, ‘대학생들과의 대화’ 등 온라인 실시간 토론회를 여는 한편, 대학생 인턴기자제도 활용할 계획이다.

정 국장은 다음 달 소폭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지면개편’도 할 방침이다. 국민은 주부독자가 많다는 자체 조사 결과에 따라 ‘교육면’을 늘리기로 했다. 교육면은 주 2면이 할당된다. ‘미션(종교)면’에 있어서도 편집은 물론 섹션면 타이틀도 바꾸는 변화를 시도한다. 아울러 스포츠나 생활 관련 뉴스도 늘릴 계획이다.

정 국장은 “증면에 대한 요구도 많고 필요성 역시 절감하고 있지만 인력, 윤전기, 광고 문제 등으로 미루고 있다”며 “복합적인 해결책이 강구되면 구체적으로 생각하려 한다”고 말했다. 다만 대선에 맞춰 한시적 증면은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인력난 해소책은 이미 구체화되고 있다. 경영진과 협의 후 수습기자 채용시기를 예년보다 앞당기고 규모도 늘릴 계획이다.

정 국장은 최근 기자들과 스킨십을 자주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벌써 3분의2가량의 기자들과 개인 면담을 가졌다. 국민일보의 문제점, 개선책 등을 주로 들었다. 그는 “기자들은 전반적으로 큰 폭의 변화를 주문하고 있지만 기존의 틀 전체를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하지만 변화하려는 자세와 자신감이 있다면 메이저로 올라설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했다.

정 국장에게 마지막으로 포부를 물었다. “교계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 있어서도 최고의 영향력을 가지는 언론사를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박수칠 때 떠나겠노라’ 밝힌 정 국장, 그가 만드는 국민일보의 변화가 주목된다.
곽선미 기자 g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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