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방송인 위한 밀알 되고 싶어"
자전에세이 펴낸 MBC 김주하 기자
정호윤 기자 jhy@journalist.or.kr | 입력
2007.07.10 23:23:12
아직 기자라는 이름보다는 앵커의 이미지가 더 강한 MBC 김주하 기자가 자신의 이름 석자 뒤에 ‘작가’라는 수식어를 더 달게됐다.
이달 초 출간된 ‘안녕하세요 김주하입니다’는 ‘내가 뉴스를 뉴스가 나를 말하다’라는 부제처럼 뉴스와 함께 살아 온 방송인 김주하의 자전적 에세이다.
이 책은 22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기자 김주하의 취재 후기와 앵커로서의 삶, 잊지 못할 방송 뒷 얘기 등 방송인 김주하의 10년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언론인들이 그러하겠지만 수년동안 9시 뉴스데스크 메인 앵커를 하고 있는 김 기자는 입사 이후 10여년 동안특별한 휴식을 가져 본적이 없다.
김 기자는 “지난해 출산 휴가 기간동안 방송을 하면서 이루기 힘들었던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며 “인간 김주하가 아닌 방송인으로서의 김주하를 알리고 싶었던 것이 집필을 하게 된 이유”라고 밝혔다.
1997년 MBC 아나운서로 입사한 김주하 기자는 2004년 사내공모를 통해 기자로 전직, 사회부와 경제부, 국제부, 문화부 등을 거치며 앵커와 취재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
더욱이 출산이후 복귀한 올 초부턴 여성방송인으로선 최초로 주말 메인뉴스 단독 앵커를 맡게 돼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때문에 김 기자는 인터뷰 직전에도 링거를 맞고 오는 등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김 기자는 “앵커가 직접 리포트를 하다보니 시청자들이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기사를 통해 어긋난 세상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 기자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평했다.
그는 또 기자로서의 자신의 삶에 대해 ‘욕심의 연속’이라고 정의했다.
김 기자가 평일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던 시절 그의 욕심은 종종 뉴스 관계자들을 애 태우게 했다.
통상 오후 5시부터 방송준비를 해야하지만 취재를 하다보면 7시가 다 돼서야 회사에 들어오기 일쑤였던 것.
김 기자는 “더 밀도 있게 취재해야겠다는 의욕과 기자의 넓은 영역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하고자하는 욕심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나운서국과 분위기에 있어서 사뭇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보도국 생활에 대해 김 기자는 “선후배간의 엄격한 위계질서가 체질에 맞다”는 대답을 했다.
그래서인지 보도국 선배들도 “털털하고 활달한 그의 성격처럼 조직 내에서도 중심을 잘 잡고 무리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주하 기자는 “어떤 업무를 하든 현재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만을 생각하려 한다”면서 “여성 방송인의 역사를 짊어졌다는 등 일부의 부담스러운 기대를 의식하기보다는 후배들에게 좀 더 편한 길을 열어줄 수 있는 밀알이 되고 싶을 뿐”이라고 밝혔다.
정호윤 기자 jhy@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