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알아야 후배들에게 조언도 하죠"
경찰기자 교육 자원한 내일신문 문진헌 기획특집팀 기자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 | 입력
2007.05.16 15:3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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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신문 문진헌 기획특집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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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민원인인 줄 알고 유치장 문조차 열어주지 않았지만 이젠 다른 기자들과 똑같이 대해줍니다.”
최근 40대 후반 현직 기자가 수습기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경찰기자 교육을 자원해 화제다. 주인공은 내일신문 문진헌(48) 기획특집팀 기자(전 부산·경남본부장).
문 기자는 지난 3월 서울 본사로 올라오면서 회사 측에 경찰담당 기자를 먼저 요청했다. 서울에서 대학을 마친 뒤 22년 만에 상경한 그는 제대로 기자 생활을 하기 위해선 먼저 서울 시스템을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를 위해선 경찰기자보다 더 좋은 교육은 없다고 믿고 스스로 지원한 것.
그동안 부산·경남 본부장을 맡으면서 기사뿐만 아니라 경영 등을 총괄했던 그에게 소위 말하는 ‘사쓰마와리’는 새로운 도전일 수밖에 없다.
문 기자는 노부모와 부인, 중학교 2학년인 차남을 경남 창원에 남겨두고 혈혈단신으로 올라와, 2개월 넘게 강남 경찰서에서 모든 숙식을 혼자 해결하고 있다.
물론 회사 측에서 제공한 숙소가 서대문 본사 근처에 있지만 일단 경찰기자를 제대로 하기 위해 소위 ‘하리꼬미’로 불리는 ‘경찰서 붙박이 근무’까지 자청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는 여타 경찰 수습기자들보다 분주한 하루 일과를 보낸다. 문 기자는 어김없이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여느 수습기자들과 마찬가지로 경찰서를 한 바퀴 돌고 후배 기자이기도 한 시경 캡에게 정보보고를 한다.
오전 10시 기사마감 이후에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긴 매 한가지. 낮 동안 다음날 기사 준비를 하고 저녁 이후엔 언론재단 편집교육 과정 등 외부 강의와 그날의 과제를 소화하고 나면 밤 12시를 훌쩍 넘기기 십상이다.
문 기자는 “회사에선 간부를 맡기려고 하는데 현장을 제대로 모르면 후배들에게 제대로 조언을 할 수 없을 것 같아 경찰기자 교육을 자원했다”며 “아직 서울 생활에 익숙히 못하다 보니 사건 주변 배경 등을 깊숙이 파고드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대로 챙겨먹는지 집에선 걱정하지만 오히려 경찰서가 편하다”면서 “이번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사회적인 약자를 보살피고 사회 부조리를 파헤쳐 내는 내일신문의 고유한 색깔과 지면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