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VJ 영입…질적 도약 노린다"

동영상 취재 1백일, 조선 김형기 인터넷·동영상 담당 부국장


   
 
  ▲ 조선 김형기 인터넷·동영상 담당 부국장  
 
조선일보 기자들이 한손에 펜을, 한손엔 캠코더를 든 지 1백일이 됐다. 조선은 지난해 12월 편집국에 1백94대의 캠코더를 지급하고 동영상 취재를 공격적으로 강화했다. 현재 매주 평균 1백40~1백50건의 취재물이 올라온다. 화제를 부른 동영상도 많았다. 안준호 기자의 납북어부 최욱일씨 관련 동영상은 일본 아사히, 니혼TV가 직접 사가기도 했다. 등록금이 없어 대학입학을 포기한 여학생의 사연을 담은 정혜진 기자의 ‘찢어버린 대학합격증’도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다. 뒤이어 많은 신문사들이 동영상 취재에 뛰어들었거나 준비 중이다.

김형기 인터넷·동영상 담당 부국장은 동영상 취재 개시 1백일을 맞아 자평을 부탁하자 “애초 주변의 회의적인 시각을 불식시킨, 괜찮은 성적표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부국장은 무엇보다 “시켜서, 혹은 인센티브 때문에 하는 게 아니었다는 점”을 평가했다. 기자들이 미디어환경 급변에 따른 동영상 취재의 필요성에 공감했기 때문에 초기 정착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움직이는 기사’가 자신의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사실을 기자들이 자각한 순간, 동영상 취재는 더 이상 가욋일일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일선 기자들의 노동량 급증에 대해서는 “처음 우려했던 정도의 과도한 부담은 주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질적인 면에서는 갈길이 멀다. 펜 돌리기는 익숙해도, 뷰파인더를 들여다보는 일은 낯선 게 신문 기자들이다. 일반 네티즌의 UCC보다 낫다고 할 수 없는 경우도 적지않다. 김 부국장은 “퀄리티의 향상을 위해 촬영 및 편집기술 등에 대한 꾸준한 교육과 애로사항 체크, 물적 지원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선 기자들의 현장성만으로는 부족하다. 여기서 양적 발전에 이어 ‘질적 도약’을 이루기 위한 전략이 수립된다. 전문적인 뉴스동영상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고화질 카메라 등 첨단 장비에, 치밀한 콘텐츠 기획을 갖춘 동영상 취재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채용될 VJ 개념의 전문인력과 취재 기자들이 공동기획한 고품질의 뉴스동영상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조선의 동영상 취재 강화는 첨단 미디어문화를 이끄는 젊은 층에게 보내는 러브콜이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모색이기도 하다. 궁극적으로는 종합 미디어그룹을 지향하는 전략의 일환이다. 하지만 ‘아날로그’ 기자 20년 경력에 ‘디지털’ 기자로 거듭난 김형기 부국장은 좀 더 절박하게 강조했다. “모든 미디어가 융합되는 ‘미디어컨버전스’의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신문의 동영상 취재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생존의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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