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시간내 요점 파악, 효과적 전달능력 장점"

홍은택 네이버 미디어서비스 이사


   
 
  ▲ 홍은택 네이버 미디어서비스 이사  
 
“신문기자들의 포털 이직이 트렌드라기보다는 기자 이직 자체가 트렌드인 것 같습니다.”

동아일보 오마이뉴스 등을 거쳐 지난해 9월 네이버로 이직한 홍은택 미디어서비스이사(45)는 기자들의 포털 이직현상과 관련, 기자 이직 자체에 의미를 뒀다.

홍 이사는 최근 기자출신 영입에 대해 “기자출신들을 선호하기 보단 일부 기자들이 포털과 맞는 적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된다”며 “포털에서는 기자들이 빠른 시간에 요점을 파악할 수 있는 통찰력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신문기자들이 포털 이직을 선호한다면 기자직 외에 포털이 가장 가까운 분야라고 느끼기 때문”이라면서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인터넷의 속성과 또 대중을 상대로 운영하는 포털의 특징이 기자직과 잘 맞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홍 이사는 “네이버가 이용자들에게 정보격차와 서비스격차를 줄여주는 순기능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의적이고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보다 품질있는 정보를 제공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 같아 이직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네이버로 이직 후 가장 큰 변화에 대해 “기술 쪽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는데 또 다른 세계가 열리는 느낌”이라며 “이곳은 경영진을 포함해 70%가 엔지니어들이기 때문에 서로 얘기가 안 통할 때도 있지만 신선한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기자출신들이 포털에서 적응하기 위해 홍 이사는 “포털에서 적응하려면 이용자의 생각과 행태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기술쪽에 대한 이해가 병행돼야 한다”며 “언론사에선 전문기자나 논설위원과 같은 커리어 패스가 존재하지만 여기는 조직을 이끌 만한 능력을 입증하지 못하면 버티기 어려운 문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들은 자신의 이름으로 기록되는 것들이 쌓이지만 포털에선 자신의 흔적이 전혀 남지 않는 일들이 태반”이라며 “하나의 서비스를 띄우기 위해서는 몇 달을 고생해야 하는 등 서비스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홍 이사는 일부 선입견에 대해서도 “마치 구글은 선이고 국내 포털은 악이라는 이분법서 깨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서면 인터뷰 전문이다.

-포털에서 기자출신들을 선호하고 영입하는 이유는.
신문기자들의 포털 이직이 트렌드라기보다는 기자들의 이직 자체가 트렌드인 것 같습니다. 포털로 온 기자분보다 일반 기업으로 간 분들이 더 많습니다. 포털에서 기자출신들을 선호한다기보다는 일부 기자들이 포털과 맞는 적성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포털에서는 기자들이 빠른 시간에 요점을 파악할 수 있는 통찰력과 파악한 요점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있다고 봅니다.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인터넷의 속성과 또 대중을 상대로 운영하는 포털의 특징과 잘 맞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일각에선 포털이 기자 출신들을 선호하는 이유로, 최근 포털과 관련된 각종 법안 마련 등 외부 공격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라는 지적이 있다.
전혀 그렇지 않고요. 저희 쪽에서도 정책 쪽에 근무하시는 기자출신은 수십명 중 두분밖에 없습니다. 다만 정책 쪽에서 이 분들이 활약하는 것은 기자출신이어서가 아니라 본인들이 탁월하기 때문입니다.

-신문기자들이 과거 관공서나 대기업 중심에서 벗어나 포털로의 이직을 선호하고 있는 것은.
신문기자들이 포털 이직을 선호한다면 그것은 앞에서 말한 대로 본인들이 기자직 외에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 중에서 포털이 가장 가까운 분야라고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요?

-어떤 이유에서 포털로의 이직을 결심했는가.
저는 네이버로 오라는 권유를 실제 이직하기 꽤 오래전에 받고 네이버 서비스를 써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네이버가 돈이 있든 없든, 권력이 있든 없든 이용자들에게 정보격차와 서비스격차를 줄여주는 순기능을 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언론은 사회에 시의성있는 정보를 제공하지만 네이버는 시의성있는 정보를 포함,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보다 품질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 같아 이직했습니다.

-과거 기자 경험과 전문성이 현재 업무에 있어 얼마만큼 도움이 되나.
기자로서 배운 것 중 가장 귀중한 가치는 균형감입니다. 그리고 사실의 배후에 있는 진실들을 추론할 수 있는 훈련입니다. 어느 언론사보다 훨씬 많은 이용자들을 상대로 서비스를 할 때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포털로 이직한 이후 달라진 점은.
기술쪽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는데 또다른 세계가 열리는 느낌입니다. 지금까지 저는 문과 쪽 사람만 만나고 다녔는데 이곳은 70%가 엔지니어들입니다. 경영진도 그렇습니다. 서로 얘기가 안 통할 때도 있지만 신선한 경험이고 지금까지 반쪽만 알고 살아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사회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종의 러다이트 운동(기계파괴운동)입니다. 인터넷은 이용자들에게 시간적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어 뉴스를 주체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통제권을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선형적인 뉴스 생산과 소비에 익숙한 전통적인 미디어는 따라가기 어려운 패러다임의 변화입니다. 이것을 마치 포털 특히 네이버때문에 언론산업이 어려운 것처럼 얘기할 때 마음이 답답합니다. 뉴스를 생산하는데 비용이 들지만 독자가 그 비용을 부담하려 하지 않는 구조는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부터 형성됐습니다. 신문산업이 구독료보다 광고료 모델로 전환하면서 생긴 현상입니다. 무가지와 경품 등이 그 사례입니다. 네이버는 뉴스 생산자가 생산비용을 회수해서 양질의 뉴스를 지속 생산할 수 있는 모델의 구축에 큰 관심을 기울이려고 합니다.

-특히 언론사 조직문화와 비교해 어떤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출발이 벤처기업이기 때문에 매우 자유로운 분위기입니다. 시가총액 6조원짜리 회사의 대표가 비서실도 없습니다. 복장도 관대합니다. 하지만 조직문화는 치열합니다. 언론사에서는 관리직으로 못 간다고 해도 전문기자나 논설위원 심의위원과 같은 커리어 패스가 존재하지만 여기는 조직을 이끌 만한 능력을 입증하지 못하면 버티기 어려운 문화입니다.

-기자 출신들이 포털에서 적응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기자들은 독자들의 관심사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그런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취재원이나 회사의 아젠다를 독자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포털에서 적응하려면 이용자의 생각과 행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수입니다. 그리고 기술쪽에 대한 공부도 병행해야겠지요.


-혹시 포털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현직 기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기자들은 그래도 하루 일이 끝나면 본인의 이름으로 기록되는 것들이 쌓입니다. 포털에서는 본인의 흔적이 전혀 남지 않는 일들이 태반이고요. 하나의 서비스를 띄우기 위해서는 몇달을 고생해야 합니다. 서비스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포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일각에선 언론에 준하는 책임과 공익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저널리즘의 기능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런 부분에서 기자 출신들에게 큰 기대를 하고 있다.
포털이 저널리즘을 구현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사회의 보편적 이익을 위해 일하고 있는 기자의 마인드는 포털에서도 꼭 필요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마치 구글은 선이고 국내 포털은 악이다 라는 이분법에서 깨어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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