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화는 위기이자 기회…변화와 개혁으로 승부"

[기협 인터뷰] KNN 이만수 사장

시청자 참여 유도 등 새로운 콘텐츠·양질의 서비스로 경쟁력 강화 



   
 
                           ▲ 이만수 사장  
 
부산지역 민영방송 PSB가 지난해 5월 KNN(Korea New Network)으로 사명을 변경한 지 1년째를 맞았다. KNN의 출범은 광역화 시대에 발맞춰 부산은 물론 경남지역까지 방송권역을 확대하려는 지역민방의 생존을 건 모험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만에 한·미 FTA협상이 타결되고 부산·경남, 대구·경북 지역 MBC의 광역화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 도래하면서 KNN은 또 한번의 위기이자 기회를 맞게 됐다. 지난3월 신임 사장으로 선임된 이만수 사장은 이처럼 급변하는 지역방송계의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 내부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사명 변경 이후 지난 1년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사명을 변경한 이유는 부산경남 대표 민영방송의 위상과 종합 멀티미디어 그룹에 걸맞는 이미지를 정립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1년동안 경남 창원에 경남본부, 진주방송센터를 건립해 경남지역 시청자를 위한 콘텐츠 발굴에 힘써왔다.
또 경남 방송망 확대를 위해 불모산 중계소를 증설하고 진주 망진산과 거창 감악산 중계소도 건립하고 있다.
사명변경 이후 KNN은 부산경남의 화합과 공동발전을 추구하는 대표채널로 거듭나는 동시에 지역성을 뛰어넘어 지역이 국가발전의 중심이 되는 가치를 만들고자 노력해 왔다.
지난 1년이 KNN의 위상과 의지를 널리 알리기 위한 준비기간 이었다면 이제는 KNN이 부산경남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시청자와 함께 호흡하고 달리는 단계가 될 것이다.

-KNN 출범 이후 방송 권역을 경남까지 확대했는데 효과는.
부산·경남은 이미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여진지 오래다. 부산에서 마산, 창원, 김해 등으로 출퇴근이 일반화된 것은 물론이고 서부경남과 중부경남도 하나의 생활권이 됐다. 따라서 부산·경남 시청자들은 단지 부산, 마산, 진주의 정보가 아니라 광역 생활권에서 일어나는 생생한 정보를 신속히 제공해줄 것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KNN은 지역 유일의 광역방송으로서 지역민의 이러한 요구에 충실히 부응해왔다.

-영남지역 MBC 4개사가 광역화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전략은 있나?
규모의 경제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시청자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뉴미디어 환경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것이다. 이를 위해 각 센터별로 미디어센터를 신설해 시청자가 참여하는 방송을 실현해 나갈 것이다.
물론 많은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보다 나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시청자들도 변함없는 호응을 보내 줄 것이라고 믿는다.

-방송 권역이 확대되면 제작인력 또한 늘어나야 하지 않나?
방송권역 확대에 부응하기 위해 지난해 총 15명을 신규 충원 했다.
지금 미디어는 브로드캐스팅(Broadcasting)에서 네로우캐스팅(Narrowcasting)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인력 충원도 중요하지만 KNN은 시청자들을 어떠한 형태든 적극적으로 참여시켜 변화에 대응하고자 한다. 내부적으로도 방송 현업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조직 시스템 정비와 관리 인력 최소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 결과에 따라 방송 현업인력의 확충도 함께 고려할 계획이다.

-복합 미디어 그룹을 실현하기 위해 사옥이전도 계획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복합 미디어기업은 방송, 유무선 인터넷, 기타 영상산업을 종합적으로 영위하는 미디어 콤플렉스를 의미한다. KNN은 1996년에 서울을 포함한 전국 방송사중에서 인터넷 방송을 처음으로 실현했다. 또 이것이 발전돼 지금의 iKNN이 설립됐다. iKNN은 KNN의 인터넷 사업뿐 아니라 전국 민방의 인터넷 사업과 시스템 개발을 도맡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곧 실시될 DMB 뿐만 아니라 IPTV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늦어도 2011년까지 센텀시티 디지털미디어존(DMZ)으로 사옥을 이전할 것이다.
DMZ는 부산국제영화제(PIFF), 영상진흥위원회 같은 영상단체와 각종 IT기업들의 집적단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NN은 DMZ의 중심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지향하는 복합 미디어기업의 청사진도 DMZ의 기능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지역신문사를 비롯 대다수 언론사가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영전략이 있다면?
경영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미디어 빅뱅 시대에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출액을 늘리고, 비효율적 비용구조를 합리적으로 개혁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다. 삼성이나 GM 등 선진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요인도 미래의 위협 요소를 현재로 끌어들여 지속적 혁신을 통해 변신을 거듭한 결과라고 본다.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기 위해 조직의 역량을 ‘미래준비’와 ‘현재개혁’이라는 두 가지 큰 축으로 대응해 나갈 생각이다.

-급변하는 방송산업 속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내부개혁’을 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가.
과거 방송산업이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된 체제였다면, 지금의 방송환경은 치열한 레드오션이 되어 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시청자 중심의 사고로 전환하기 위한 내부개혁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 내부 경쟁시스템을 통한 무사 안일주의 사고 타파,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서 탈피, 개혁을 통해 제반 비용들을 제작 요소에 투입해 명품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이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한 상하간 수평간 의사소통과 정보공유 및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블루오션을 개척하기 위해서 조직 개편도 고려하고 있다. 이러한 모든 출발점은 지역방송도 생존이라는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1981년 언론계 발을 들여놓은 이래 줄곧 기자로 근무했다. 경영 쪽은 낯선 분야가 아닌가.
물론 언론계에는 기자로 발을 들였지만 1998년부터는 정책, 경영, 광고 분야에서 숲 전체를 볼 수 있는 경력도 충분히 쌓았다고 생각한다. 또 2004년부터 이사로 재임해 오면서 현업과 경영을 통합해서 보고 방송통신융합 환경안에서 장차 미디어 산업이 어떠한 방향으로 갈 것인지 전략적 측면에서도 고민해왔다. 그런 면에서 방송현업에서의 경험이 지금 맡고 있는 대표이사의 직무에 아주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한·미 FTA협상 타결로 방송계에도 큰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시대적 조류는 이미 완전 개방 시장에서의 자유경쟁이 대세다. 미디어 분야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방송을 독립시켜야 한다는 원론적 얘기는 접겠다. 다만 유료 매체와 국민에게 차별 없이 보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료 매체를 동등하게 취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지상파 방송은 국민이 가장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정보·오락 매체다. 또 재난, 재해, 전쟁 등 재앙으로부터 국민을 신속히 보호할 수 있는 방법도 마땅치 않다. 전기, 철도의 민영화를 제약해 국가의 기간 인프라를 보호하는 것처럼 국민이 무료로 가장 신속하게, 그리고 가장 광범위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지상파방송에 대해선 시장의 경쟁원리를 일정 수준에서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최근 합천군 ‘일해공원’논란이 지역 뿐 아니라 전국적인 이슈가 됐었다. 이에 대해 본인은 어떤 견해를 지니고 있는가.
합천군이 ‘일해’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 전 前 대통령의 공과를 담은 기념관도 아닌 단순한 공원명에 그의 아호를 사용하는 것은 광주민주화운동 피해자 등의 분노와 비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공원명을 정하기 위한 합천군의 여론조사도 부적절한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생각한다. KNN은 이같은 문제점을 충실히 보도했다. 이 문제에 대해선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것이다.
정호윤 기자 jhy@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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