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아침 깨우는 신문 만들겠다"

[인터뷰]강원도민일보 김중석 사장

변화·혁신·도전·창조로 제2도약 꿈 꿔
일한만큼 돌려주는 철저한 ‘보상주의’ 시행
지역신문발전지원법 상시법화 위해 노력




   
 
  ▲ 김중석 사장  
 
대표이사와 사장 겸임체제였던 강원도민일보가 처음으로 두 중책을 분리, 김중석 사장을 임명했다. 강원도민일보 창간에 앞장섰던 1세대로서 김 사장의 등장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창간 이후 지역 내 토대를 마련한 강원도민일보가 맞은 제2라운드의 화두는 ‘도약’이다. 과연 도약을 이뤄낼 것인가. 그의 머릿속은 온통 그 생각뿐인 듯했다.


-김중석 사장의 취임으로 강원도민일보의 2기가 시작됐다는 평가다. 어떠한 비전과 계획으로 도민일보를 이끌 생각인가
강원도민일보가 올해로 창간 15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어려운 과정을 거쳐 성장했다. 회사의 토대 마련에 전 사원이 매진했다. 사회와 언론의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새로운 사고를 통해 제2의 도약을 이뤄내야 할 중요한 모멘텀을 맞았다. 맡고 나니까 심적 부담이 가슴을 짓누른다.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해나가면서 지방지의 새모델을 만들고 싶은 게 욕심이다.

우리는 사원자율경영, 책임제를 기치로 내세웠다. 사원들이 중심이 되는 회사, 이를 뒷받침하는 경영체제가 우리 신문사의 정체성이다. 그 바톤을 제가 이어받았다. 사원들 스스로 경영을 책임지는 체제 아래서 변화와 혁신, 도전과 창조를 통해서 제2의 도약을 이뤄내라는 소명을 부여받았다. 창간 15주년은 의미가 있다. 인간으로 말하면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나이다. 선배언론인들이 쌓은 창업기와 성장기를 토대로 도전과 창조 정신으로 거대한 변화를 이뤄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사장으로서 무엇을 중점 과제로 삼을 것인가
지역신문은 구조적인 한계로 경영난에 직면해있다. 지역은 광고판매시장이 열악하다. 인구, 광고원 모두 적다. 강원도는 산악지역이 많아 배달경비가 많이 들고 시장환경이 좋지 않다. 일간지는 두 곳 뿐이다. 제2도약을 하려면 그런 구조적인 틀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우선 대외적으로는 지방분권, 지역발전과 사회변화를 가져오는데 기여하는 신문이 돼야 한다. 한국사회의 정치, 언론환경 등 외적 변화를 이뤄내고 안으로는 변화와 혁신, 도전과 창조 정신으로 사원들이 재무장돼야 한다. 저 자신부터 사무실에서 서류와 씨름하는 것을 싫어한다. 더 열심히 발로 뛰고 사람을 만나고, 사원들에 더 열심히 다가가 화합과 공조의 큰 틀 속에서 우리 신문의 강인한 자생력을 만들고, 강원도민일보를 키워나가겠다.

구체적 방법으로 성과주의와 보상주의를 철저히 시행하겠다. 직원들의 역량 강화 교육을 통해 ‘작지만 강한 신문’을 만들 것이다. 신문사 내부 역량에 머물지 않고 외부 지식자원들과 네트워크를 맺고 파트너십을 강화할 생각이다. 유기적 협력관계를 통해 외부의 지식정보와 그들의 아이디어를 지면에 담아내겠다. 기자들에 대한 후생복지 충족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훌륭한 자원의 확보가 어려워 내부역량이 떨어질 위험이 크다. 바깥의 아이디어와 힘을 활용하는 쪽으로도 눈을 돌리겠다. 한마디로 지역혁신체계를 강화하면서 내외부 역량을 결합시키려고 한다.

일하는 방식과 관련,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우수한 20%와 중간 70%, 나머지 10%를 어떻게 잘 운영해나가느냐가 중요하다. 이런 인력 운영을 통해 사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겠다. 열심히 일하는 기자와 사원들에게는 인사상 합당한 우대 조치를 취하겠다. 혁신인사를 통해서 조직의 활력을 도모하고 생기가 도는 기자사회를 만들겠다. 스스로 공부하고, 혁신하고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시대다. 교육 강화는 물론 공부하는 풍토와 지식을 충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독려해나갈 생각이다.


-평소 기자들에게 적극적인 자기계발과 경쟁력 확보 등 ‘1인 마케팅 시스템’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자들에게도 ‘1인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지역신문은 더욱 그렇다. 신문사 조직이라도 기업의 최우선 원칙은 ‘생존’이다. 기자 본분에 어긋나지 않는 한에서 회사 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일이 많다. 그것이 우리 신문의 주인정신이다. 경영자와 사원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저도 편집국장과 상무를 지냈지만 항상 기자들과 똑같은 사고를 가지려 노력했다. 더 열심히 뛰는 사원으로서 동지애를 갖고 일을 해왔다. 이런 기본적인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 사원들과 함께 대화를 통해 설득하면서 간격을 좁히고 함께 해나갈 것이다. 이렇게 보람있는 일터를 일구는 일도 제 경영의 핵심 분야 가운데 하나다.


-최근 새 제호 제정 및 지면개편도 단행했다. 지면에서도 많은 변화를 추구하는 듯하다.
창간 15주년을 맞아 새롭게 시도하는 변화와 혁신으로 제2의 도약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또 젊은 신문만의 패기와 열정을 내세워 ‘일류신문’에 당당히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참신한 기획과 깊이 있는 내용으로 앞서 가는 사람들을 위한 고품격 신문(Quality Paper)을 제작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밀도있는 지면으로 의제 설정 기능을 강화했다. 칼라면인 3면을 대형 이슈 중심으로 다양하게 제작, 사회적 의제 설정을 주도할 것이다. 생활정보마당의 신설, 주말 지역 특집판 증면, 건강, 의학, NIE, 엔터테인먼트 강화 등을 꾀했다. 앞으로 지면에서 다른 지역일간지들이 시도해보지 못했던 혁신적인 방법을 시도해볼 생각이다. 한국의 지방지들은 형태, 콘텐츠에서 다 비슷하다. 왜 지방지는 전국지와 똑같은 형태의 편집을 해야 하는가. 이래서는 경쟁할 수 없다. 그런 걸 파괴해보고 싶다. 모든 면에서 경쟁지, 전국지와 비교되는 우리 신문만의 특성을 만드는 쪽으로 가야한다. 비전은 그런 토대 위에서 생겨날 것이다. 우리보다 앞선 일본신문의 사례를 많이 참고한다. 지역밀착 전략 등 한국현실에 맞는 아이디어와 창조적 사고로 열심히 해보겠다.


-정부의 지역언론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지역신문발전지원법도 지역언론의 외적 요건을 바꿀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현재로선 한시법인데 상시법으로 바꾸는 노력을 해보겠다. 우리나라는 전국지와 지역지가 8대2의 구조다. 유럽과 일본은 거꾸로다. 적어도 6대4 정도는 돼야 지역지가 살 수 있다. 전국지의 불공정행위도 근절돼야 한다. 지역신문들이 지혜와 역량을 모아 대응해야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앙집권체제에 동화돼 서울지향주의에 빠져있다. “지방방송 꺼라”라는 말이 왜 있겠는가. 저는 중앙신문을 ‘재경전국지’라고 부른다. 용어에서부터 고착화된 관념을 서서히 변화시켜가야 한다.


-강원도민일보도 수익구조 확립에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안정적인 수익구조 창출을 위한 복안이나 계획은.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이 지역신문의 과제다. 그러나 금도가 있다. 돈만 버는 사업을 하면서 언론으로서 공익성을 훼손한다면 영리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관련 사업은 공익성과 지역사회 발전에 부합되는 것이 돼야 한다. 강원사회조사연구, 출판인쇄사업 등 지식정보사업 쪽으로 새로운 블루오션 전략을 취해 수익을 창출하겠다. 공공저널리즘 쪽에서 수익화할 수 있는 게 많다. 지역밀착화된 지면으로 광고나 판매에서도 연계사업을 벌이겠다.


-도민일보의 대외 이미지는 ‘젊고 개혁적인 신문’이다. 대표이사도 “젊은 신문”을 강조하는 것으로 안다. 그러한 가치를 어떻게 지면과 경영에 반영할 생각인가.
젊음은 역동적이다. 다이내믹하다. 젊음의 가장 큰 장점은 혁신과 변화다. 관행과 관습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는 도전과 창조정신을 지면과 경영에 반영하겠다. 강원도 도민의 진취성과 결속력을 고취시켜 내부로부터의 발전 동력을 창출해가는 신문이 돼야 한다. ‘강원도의 아침을 깨우는 신문’을 타이틀로 도전, 변화, 창조가 수사어로서뿐 아니라 지면과 회사의 경영활동에서도 나타날 수 있게 하겠다.


-최근 일부 언론사에서는 편집권에 대한 논란도 있다. 사원이 주인인 강원도민일보는 편집권에 대한 해석도 남다를 것 같다.
권한을 누가 갖느냐에 몰입하다 보면 갈등이 생기기 쉽다. 기본적으로 인사권과 경영권은 사장에 있다. 대외적 책임은 대표이사가 갖는다. 편집권도 일정 부분은 경영진에게 권한이 있다. 편집권은 우리 전체 구성원에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우리 회사의 강점은 올곧은 신문을 만들기 위한 동지애에서 출발했다는 것이다. 직위의 높고낮음에 구애받지 않고 연대감과 끈끈한 사랑으로 뭉쳤다. 외부 대자본을 끌어들이면 경영에 일시적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으로 많은 갈등을 낳고, 보람을 앗아가는 사례를 많이 봤다. 수익과 보람을 전 사원이 고루 나누고,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 신문에서는 그런 갈등은 없을 것이다.


-평소 지역언론에 대한 연구에 관심을 쏟아왔다. 지역은 신문의 위기와 지역의 위기가 겹쳐 더욱 어렵다. 또 경영의 위기와 신뢰의 위기가 겹쳐있다. 가구구독률, 열독률에서도 지역언론이 크게 떨어진다. 궁극적인 대책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경영의 자립화로 신뢰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신문사의 역량들이 점점 떨어지고 우수한 인적자원이 다른 분야로 진출하는 현실에서는 신뢰를 쌓기가 어렵다. 신문사가 지식정보산업체가 되기 위해서는 훌륭한 인재가 필요하다. 어렵게 확보한 인재도 전국지에 뺏기고 있다. 지방분권을 이행해나가고 중앙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지역신문의 단합이 필요하다. 일본의 경우 중앙이 바뀌지 않으면 지방부터 바꾸자며 지방의 힘을 모았다. 뉴스의 효용성이 전국적으로 높아질 때 지방신문이 살 수 있다. 분권과 균형발전이 이뤄져 나가고 있기 때문에 지방지의 미래가 전국지보다 밝다. 오는 7월부터 주민참정 3제도인 주민소송, 주민소환, 주민투표 제도가 완비된다. 지역언론의 몫도 더 커진다. 지역의 균형발전 정책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지방주민들도 학습이 돼있다. 중앙집권을 방치하지 않는다. 이것이 세계적 메가트랜드다. 지역언론도 구조적인 문제를 바꾸는 역할을 앞장서 해야 한다. 다른 신문사와도 협력해서 중앙집권집중사회를 분권사회로 만드는 활동을 벌여야 한다. 그에 따라 경영여건도 나아질 것이다


-중앙 신문사들은 위기 타개를 위한 공동 노력을 조금씩 모색하고 있다. 지역의 2대 일간지인 강원도민일보와 강원일보는 경쟁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선의의 경쟁관계 속에서 상호 도움이 되는 쪽으로 가는 게 맞다. 독자들과 지역사회도 그런 감정적 싸움을 반기지 않는다. 그래서 이제는 지면으로 경쟁하려 한다. 강원도민일보도 그 정도 역량을 충분히 축적했다.

장우성 기자 jean@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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