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일간지 진입…'미디어허브' 만들겠다"

[기협 인터뷰]조민제 국민일보 사장

와이브로·IPTV 등 뉴미디어 적합한 ‘멀티플랫폼’ 구축
‘쿠키뉴스’ 분사는 경쟁력 강화 일환…유무형 역량투입 강구중
국민일보는 기독교 중심 종합일간지…종교적 색채 강조 당연
국민문화재단 ‘문서선교비’ 지원 등 자립경영 지원




   
 
                                       ▲ 조민제 국민일보 사장  
 

38세의 젊은 CEO. 국민일보 조민제 사장이 취임한지 두 달째다.
그는 그동안 지면혁신위원회를 만들고 뉴미디어센터 분사를 통해 새로운 이윤창출을 고민하는 등 숨가쁘게 보냈다. 직원이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사내 전산업무시스템을 도입해 직원간 융화도 꾀했다.
그는 이제 스타기자, 전문기자 육성 및 스카우트를 통해 국민일보의 새장을 열어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메이저 신문들과 경쟁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개성있는 목소리와 앞서 나가는 뉴미디어로 특화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미디어허브, 멀티플랫폼의 국민일보를 꿈꾸는 조민제 사장. 22일 사장실에서 그를 만나, 경영 비전을 들어봤다.



-먼저 사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사내외에서는 젊은 CEO에 대한 기대감이 큽니다. 하지만 젊은 나이인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데요.
젊은 나이인 만큼 미래를 향한 꿈과 열정도 더 있지 않겠습니까(웃음). 지금도 가끔 국민일보에 갓 입사해 경찰서를 돌던 사건기자 시절이 떠오릅니다. 새벽 야근을 돌면서 많은 취재원을 만났고, 기자생활과 언론사 특유의 조직문화도 체험했죠. 벌써 10년째 국민일보 식구들과 생활하고 있는데, 그만큼 사내 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자부심도 있습니다. 이제는 제 2의 도약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실행해야 할 시기입니다. 그런 점에서도 젊음에서 나오는 추진력이 더 강점이 되지 않을까 해요. 저는 연륜있는 회사 내 간부들의 조언들을 항상 귀담아 들으려 합니다. 저의 젊음과 그들의 연륜을 잘 조화시킨다면 남다른 조직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취임사에서 올해는 국민문화재단이 출범한 첫해인 만큼 다각도의 개혁과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역설하신 바 있습니다. 개혁과 변화의 구체적인 로드맵은 무엇입니까.
지금은 다매체 다채널 시대입니다. 신문이 단순 정보 제공 기능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가질 수 없게 된 것이죠. 그래도 스스로 변화하고 혁신하려고 한다면 4대 종합 일간지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미디어융합시대에 적합한 2단계 멀티미디어 생산시스템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1단계에서는 멀티미디어화 전략을 통해 쿠키뉴스 등 뉴미디어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2단계에서는 와이브로와 IPTV 등 뉴미디어에 적합한 멀티플랫폼을 구축하려고 합니다. 이는 국민일보의 뉴스정보를 원천으로 양질의 뉴스정보는 물론 이미지, 동영상까지 제공하는 미디어 다각화를 의미합니다. 이를 통해 국민일보는 경쟁력있는 ‘미디어허브’로 자리매김하고자 합니다.

-멀티플랫폼, 미디어허브로의 위상변화라는 것은 뉴미디어로의 완전 진출을 의미합니까.
기술과 트랜드의 진화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큰 그림은 나올 수 있겠지만 좀 더 세밀하고 면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문은 종이로 뉴스를 제공하는 게 제일 큰 통로지만 앞으로는 다각도로 독자에게 뉴스를 전달하기 위해 어떤 통로를 새롭게 열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은 분명히 가지고 있습니다.


-투자규모는 얼마나 될 예정이며 케이블TV 진출도 고려하고 있는지요. 또 언제쯤 미디어허브로의 완전 진입을 이룰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는지.
아직 투자규모를 정확히 산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케이블TV는 우선적으로 진행해야할 사업이 있으니까 후일에 생각해봐야 할 분야입니다. 지금대로라면 미디어디지털화가 완료되는 2010년쯤이면 ‘미디어허브’로의 위상정립은 되리라고 봅니다.

-최근 국민일보가 쿠키뉴스의 실적이 높지 않아 뉴미디어센터를 분사할 방침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디지털미디어시장은 불확실성이 높고 변화무쌍합니다. 때문에 디지털미디어에서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2004년 10월에 출범한 쿠키뉴스가 단 시간내에 국민일보의 새로운 브랜드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합니다만 여전히 더 경쟁력을 갖춰야 됩니다. 쿠키뉴스 경쟁력 강화를 포함한 2단계 멀티미디어전략은 그야말로 다플랫폼을 구축하는 미디어다각화입니다. 미디어다각화·복합화 차원에서 쿠키뉴스는 단순히 인터넷기반의 뉴스정보의 전달에 그쳐서는 안됩니다. 이제는 유비쿼터스 미디어환경에 능동적으로 적응하고 국민일보 뉴미디어의 원천이 되어야할 때입니다. 온·오프 통합뉴스룸은 기능적으로 그대로 두면서 쿠키뉴스의 경쟁력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 분사라고 생각했습니다. 분사 후 경쟁력을 갖도록 투자 및 획기적인 인적 충원 등 유무형의 역량을 투입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사내 공정보도위원회 보고서를 보니까 따끔한 조언들이 많았습니다. 동계 아시안게임에 취재기자를 파견하지 않은 것 등을 예로 들며 편집국에 대한 투자를 늘려달라고 촉구했는데요.
저도 공보위 보고서를 보고 정확한 진상파악을 조치했습니다. 편집국에 대한 투자는 당연한 책무입니다. 투자없이 어떻게 양질의 뉴스가 나올 수 있겠습니까. 조직역량을 높이려면 투자가 이뤄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다소간 실수와 오해가 있지 않았나 합니다. 며칠의 해외출장비를 아끼려고 일부러 해외취재를 막겠습니까. 해외 출장이나 편집국에 대한 지원은 해당 국실과 부서장이 결정합니다. 아마도 출장 사유에 대한 오해나 해당 부서의 착오에서 온 결과가 아닌가 합니다. 공보위에서는 데이터베이스의 용량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는데 곧바로 보완토록 했습니다. 언론사는 좋은 기사로 승부하지요. 기자는 기사의 질을 좌우합니다. 적절한 지원은 당연하고 좋은 기사를 위해 투자가 필요하다면 기꺼이 할 생각입니다.

-공보위 보고서가 자사에 피와 살이 되는 내용이라면 정제화해서 기사화할 수도 있다고 보는데요.
아직 거기까진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편집국의 보도방향과 공정성에 대해서 최대한 자율권을 부여하자는 것이 그동안 국민일보의 경영방침이었고 저 역시도 그렇게 할 생각입니다. 때문에 편집국 내에서 이뤄지는 부분에 대해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는 있어도 구체적으로 의견을 내놓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국민문화재단에 대한 의견이 엇갈립니다. 국민일보가 국민지주회사 때와 비교할 때 실질적으로 얻게 된 실익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습니다.
국민지주주식회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1백% 주식을 소유하고, 국민지주(주)는 국민일보 주식을 1백% 소유하고 있어 국민일보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소유 신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국민문화재단에 재산을 1백% 출연하여, 여의도순복음교회 신문이 아닌 비영리 공익법인이면서 한국기독교계 신문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국민문화재단의 운영을 위해 한국 기독교계 교파를 초월하여 지도급에 있는 목사님들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재단법인 순복음교회에서 국민문화재단에 재산을 출연하고 국민문화재단은 수익사업을 영위해 국민일보가 자립경영을 할수 있도록 ‘문서선교비’를 지원할 것입니다. 국민문화재단은 앞으로 기독교선교사업 및 공익사업을 수행할 계획입니다. 국민문화재단 출범은 국민일보가 순복음교회 신문에서 한국교회의 신문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을 선언하는 역사적인 전환점입니다.


-문서선교비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겁니까.
국민문화재단이 출범하면서 재단의 목적사업을 문서를 통한 선교사업으로 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국민일보를 통해 선교활동을 펼치는 것이고 이에 대한 투자금을 받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대개는 국민일보 미션면에 해당하는 지원이 되겠고요. 올해에는 재단에서 40억원 정도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국민일보가 최근 종합일간지라기 보단, 종교적인 색채가 강조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신문의 정체성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까.
국민일보의 사시는 ‘사랑 진실 인간’입니다. 사시와 창간목적에서 강조하고 있는 대로 모든 사실과 현상을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재해석하여 특화된 신문을 제작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국민일보의 정체성은 너무나 확실합니다. 국민일보는 1천2백만 기독교인을 대변합니다. 국민일보는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를 다루고 복음선교를 하는 종합일간지, 즉 기독교 중심의 종합일간지입니다. 기독교인을 대변하는 국민일보가 기독교 중심의 종합일간지의 모습을 갖추는 것이 당연하지 않습니까. 국민일보의 정체성은 기독교적 세계관에서 모든 현상을 바라다보는 것인 만큼 종교적인 색채가 강조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종교면은 여타 종합일간지가 갖지 못한 국민일보만의 특화된 지면입니다.

-인사평가제도는 언론계 화두입니다. 국민일보도 이에 대한 고민이 있으신 것으로 압니다. 최근 노조원 설문조사에서 70% 이상이 현행 인사고과제도에 불만이 있다고 답했는데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평가를 도입하기 위해서 어떠한 복안을 가지고 계십니까?
최근 전 사원들로부터 직접 국민일보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나 구체적인 방안을 받았습니다. 그동안의 인사고과 제도가 부분적으로 다소 문제가 있다는 답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평가제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일한 사람이 반드시 보상을 받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합니다. 과연 어떤 인사틀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인사평가제도일까 고민 중입니다.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인사평가제도를 만들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나오겠지요. 기자 등 구성원이 최대한 능력을 발휘하며 기쁘게 일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겠습니다.

-기자들과의 스킨십은 자주 하는지요.
자주 만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예전 경찰팀 사건 기자를 할 당시 동기였던 지인들이 많아 지금도 자연스레 오가고 있습니다. 당시 사수가 미 특파원으로 가 있는 기자입니다.

-어릴 때 꿈은 언론사 사주가 아니었을 것 같은데요.
기업체 총수가 되고 싶었습니다. 어릴 때는 누구나 대통령, 기업 대표 등이 꿈 아닌가요(웃음).

-중앙일보가 ‘중앙선데이’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데 혹시 국민일보도 일요판을 검토하고 있는지.
아직 그런 계획은 없습니다. 기독교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일요판은 어려움이 있고 정보유통수단에 있어 신문 배달만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친형이 되는 조희준 씨는 2002년 세무조사 이후 현재 해외 도피중입니다. 그러나 부채 등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았는데, 매듭지을 생각은 없으십니까.
사실, 형과는 거의 연락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 형의 부채 50억원(추징금)은 개인에 관한 부분이고 워낙 액수가 크기 때문에 형이 따로 사업체를 가지고 있어 생산능력이 있는 상황이라면 모를까 현재 상황에서는 (추징금을 갚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언론사 사주로서 경영목표 및 경영철학은 무엇입니까.
개인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높여 좋은 기사와 콘텐츠를 만들어내려면 결국 ‘인간중심의 경영’이 핵심입니다. 인간중심의 경영은 곧 개인의 지식 등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는 지식경영입니다. 기자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치열하게 공부하고 좋은 기사를 쓰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 철저한 성과중심의 경영을 하고 의사결정과정과 업무추진프로세스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해서 조직역량을 향상시키도록 하겠습니다.

대담=본보 김신용 편집국장
정리=곽선미 기자 g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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