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저널리즘 형성 큰 도움"
정찬형 MBC 라디오본부장 인터뷰
이대혁 기자 daebal94@journalist.or.kr | 입력
2007.01.31 16:37:41
브리핑·심층분석 ‘탁월’...방송멘트도 나무랄데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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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찬형 MBC라디오본부장(사진=MBC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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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 기자들의 방송 참여는 그리 오래된 이야기는 아니다. 그저 자사 방송기자가 전문분야를 진행한다든지, 외부 칼럼리스트들이 등장해 간헐적으로 출연하던 것이 전부였다. 그러던 것이 2000년대 들어 저널리즘의 성격이 다시 조명을 받으면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들이 등장했다. 이와 맞물려 펜 기자들은 자신의 취재력과 전문성, 신뢰성을 바탕으로 라디오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입사 후 20년 넘게 라디오 프로그램을 제작해 온 MBC 정찬형 라디오본부장을 29일 만나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펜 기자들의 라디오 프로그램 출연이 트렌드다. 언제부터인가? 기존에는 라디오에서 저널리즘을 다루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기자들이 등장하는 프로그램이 적었다. 2000년을 지나며 인터넷 매체들이 활발한 언론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라디오도 저널리즘의 영역을 고민하게 됐다. 내부인력을 활용할 것이냐 아니면 아웃소싱할 것이냐를 고민하다 외부 인력을 활용하는 것이 수월했다. 그 때부터 펜 기자들이 대거 등장했다고 생각한다.
-펜 기자들이 주로 참여하는 부분은 어떠한 것이며, 그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펜 기자들은 크게 두 가지의 리포팅을 한다고 보면 된다. 하나는 말 그대로 브리핑이다. 예전에 비해 엄청나게 많아진 정보를 잘 압축하고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상품이다. 가장 훌륭한 브리핑은 ‘엘리베이터 브리핑’이란 말도 있듯이, 기업에서 사장에게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이동할 때 브리핑이 끝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펜 기자들이 강하다. 또 하나는 심층분석이다. 많은 분야 중에서 한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기자들은 학자보다 더 명쾌하게 분석하는 측면이 있다.
-지면과 라디오는 파급력에 차이가 있다. 그런 면에서 펜 기자들의 참여도가 높은데?
저널리즘의 한 축에는 사회를 감시하고 개선시키는 측면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기사지만 신문의 영향력 때문에 묻히기도 한다. 과거 ‘사채’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을 때, 6개월 전에 그 문제를 짚은 펜 기자를 연결한 적이 있는데 다시 이슈가 됐다. 그런 의미에서 펜 기자들도 자신의 기사보다 방송 출연한 것을 취재원이 더 반가워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자신의 분야와 연관된 일을 하면서 또다른 미디어에 노출하는 효과가 있어 제작하는 쪽과 출연하는 쪽이 서로 윈윈효과를 낳고 있다고 본다.
-리포트 측면에서 방송기자와의 차이가 있나?
그리 큰 차이는 없다. 어떤 펜 기자들은 방송 멘트가 완벽할 정도다. 따로 연습을 하고 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완벽하다.
-많은 펜 기자들을 출연시킨 것으로 안다. 기억나는 기자들이 있다면?
시선집중이 2000년10월23일에 첫방송을 했다. 그 때 첫 출연자인 오연호 기자(오마이뉴스 대표)가 기억에 남는다. 또 최일남 선생과 정경희 선생도 지울 수 없다. 1990년대 초반 ‘라디오 칼럼’이라는 코너가 있었는데 사실상 라디오에서 저널리즘의 영역을 시도한 것이라 보면 된다. 최일남 선생은 방송한 지 얼마 안돼 리영희 선생을 옹호하는 칼럼을 방송에서 발표해 방송출연정지를 당했는데 내부 구성원들이 항의해 다시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