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언론의 모습 다시 보여달라"

시사저널 17년 애독자 김인수씨


   
 
  ▲ 김인수씨  
 
시사저널 17년 애독자 김인수(43·충주시 목행동)씨. 그는 시사저널 사태에 누구보다 가슴 아파했다. 시사모(시사저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회원이기도 한 그는 어떻게 하면 기자들을 도울 수 있는지 홈페이지 게시판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열혈 독자다.

김씨는 시사저널이 처음 창간된 1989년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시사저널을 구독했다.

처음에는 지인이 시사저널 지국을 연다고 해서 1년 정기 구독했던 것인데, 자신은 물론이고 두 자녀의 교육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끊지 않았던 것이 벌써 17년째다.

딱 한번 끊었던 적이 있다. 직장을 옮기던 2000년 10월부터 2001년 11월까지다. 그래도 매주 시사저널이 나오는 날에는 한달음에 서점으로 달려가 사보곤 했다.

지금까지 그가 모아온 시사저널은 총 7백여권에 이른다. 이사 때마다 아내와 “버리자” “안된다”며 실랑이를 벌이지만, 김인수 씨에게 시사저널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재산이고 보물이다. 이른바 ‘짝퉁 시사저널’마저도 진짜와 비교하기 위해서 남겨둬야 한다는 그다.

김씨는 “우선 주간 잡지라는 단점을 뛰어 넘는 심층 보도, 이슈나 사회 현상에 대해 중간자적 입장에서 다뤄준다는 점, 기사의 신선함도 나를 사로잡는 이유”라고 말했다.

오랜 애독자답게 가장 좋았던 기사가 무엇인지도 단박에 여러 기사를 들어가며 설명했다.

매년 기사화 되고 있는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스티븐 호킹 박사의 특별기고가 실린 통권 38호에 대한 인상도 강하게 남아 있다. 1990년 12월27일자(61호)에 게재된 ‘소신의 나팔수 이문옥(시사저널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도 인상적이었다. 민주화 흐름의 중요 궤적으로 평가받는 이문옥의 용기있는 행동을 기사화 한 시사저널 용기에도 찬사를 보냈다고 회고했다.

시사저널에서 가장 좋아하는 코너는 ‘편집장 편지’. 매주 시사저널을 펼칠 때마다 설레는 마음으로 편집장 편지부터 읽는다는 그는 편지라는 고전적 따스함과 왠지 모를 진실성이 편안하고 재미있게 읽히는 요소라고 털어놨다.

그는 최근 시사저널 사태와 관련해 “경영진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편집권 자율성을 침해하려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시사저널의 기사가 과연 독자들을 위한 것인지, 경영진을 위한 것인지 한번쯤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자와 경영자 모두에게 당부를 했다. 기자들에게는 ‘숙아유쟁(熟芽遺爭)’을, 경영진에게는 ‘일관성’을 강조했다.

숙아유쟁은 ‘싹을 키웠지만 쟁점은 남아있다’는 말로 기자들의 참 시사저널을 찾기 위한 노력은 시작됐지만 앞으로도 많은 쟁점이 남아있는 만큼, 발전적 계기로 삼아 독자들이 더 사랑할 수 있는 매체가 되도록 해 달라는 것.

김씨는 “일관성은 ‘꾸준함과 성실함’이라고 생각한다”며 “17년 동안 독립언론으로서 독자들과 함께 해온 시사저널의 ‘일관성’을 이번 일로 상실하지 않도록 해 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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