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이해와 신뢰 쌓아갈 수 있기를"
김설화 통일신보사 기자
특별취재팀 kimcn@journalist.or.kr | 입력
2006.12.06 16: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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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설화 통일신보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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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화 기자(33·통일신보사)는 이번 남북언론인통일토론회에 참가한 57명의 북한 언론인들 가운데 단연 눈에 띄었다. 북한의 3대 명문대학 중 하나인 김형직 사범대학에서 현대문학을 전공한 김 기자는 1996년 3월 대학을 졸업한 뒤 ‘통일신보사’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한 10년차 중견기자다.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교직이 아닌 기자라는 직업을 택한 이유에 대해 그녀는 “학창시절부터 통일문제에 많은 관심이 있었다”며 “기자로서 남북의 평화통일에 이바지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기자가 소속돼 있는 ‘통일신보’는 1976년 평양에서 창간된 주간지다. 통일문제와 남북의 역사, 북한 사회의 현주소를 짚어주는 전문지로 30여명의 기자가 총 6개면을 발행한다.
‘통일신보’는 남한의 ‘한국기자협회’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북한의‘조선기자동맹’의 회원사로 신문은 판매와 배급을 병행하고 있다. 별도의 인터넷 홈페이지는 없지만 ‘우리민족끼리’라는 북한 언론사의 공동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에도 기사를 게재한다.
‘통일신보사’에는 현재 6명의 여기자가 있고 이 중 4명이 취재기자, 2명은 편집, 사진기자를 하고있다. 김 기자는 “북측에도 최근 여기자가 늘고 있다”며 “여성 특유의 세심하고 꼼꼼한 성격과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동료가 김 기자는 몇 해전 ‘붓대와 양심’이라는 기사를 통해 남측의 한국기자상과 유사한 ‘5·7문헌기념상’을 수상하는 등 북측에서는 꽤 실력 있는 기자라고 귀띔했다.
북한의 신문사는 일반적으로 9시 출근 6시 퇴근, 그리고 일요일을 제외한 주6일 근무가 원칙이다.
김 기자는 “보통 주당 4건 정도의 기사를 쓰고 있고 일이 많을 땐 밤을 새우는 일도 허다하다”면서도 “다소 고되더라도 좋은 기사가 나갔을 때 보람 때문에 피로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기자가 몸담고 있는 ‘통일신보사’는 해당 부서 부장이 수습기자 교육을 맡는다. 수습기간은 6개월로 이 기간동안에는 취재나 기사작성 대신 남북의 통일운동사 교육을 받게 된다. 수습기간이 끝났을 때 출입처가 정해지고 비로소 한 두건의 기사를 쓰기 시작하지만 제대로 취재활동을 할 수 있기까지는 2∼3년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남측과는 달리 북측 기자들은 별도의 입사시험 없이 대학 졸업전 교수의 추천과 본인의 희망에 따라 언론사에 입사할 수 있다”며 “대신 북측 기자들은 남측의 승진시험에 해당하는 급수시험을 3년마다 한 번씩 본인 희망에 따라 치른다”고 말했다.
급수는 최고 1급에서 최저 5급까지 5단계로 돼 있으며 시험과목은 취재기자는 기사작성, 사진기자와 편집기자의 평가항목 역시 자신의 전문분야다.
급수가 오르게 되면 급여 등 대우가 달라지는데 그녀는 현재 4급으로 넉넉하진 않지만 생활하는데 큰 어려움 없을 만큼의 대우를 받는다고 한다.
김 기자는 대학에서 만난 연인과 8년 전 결혼해 6살난 아들을 두고 있으며 시부모와 함께 평양에서 살고 있다.
김 기자는 “시작이 반이라는 정일용 선생의 말이 상투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현재 남북 언론인들에게 가장 와닿고 필요한 얘기”라며 “남북 언론인들이 더 잦은 왕래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쌓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