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남북교류 위해서라도 자주 만나야"

서효국 조선기자동맹 론설원


   
 
  ▲ 서효국 조선기자동맹 론설원  
 
“6·15공동선언이 있었기 때문에 남북언론인통일토론회가 가능했습니다. 더 이상 통일 분위기가 후퇴된다면 후손들에게 원망을 듣게 됩니다.”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언론인통일토론회에는 북측 대표 57명을 포함, 남북 언론인 1백72명이 참가했다.

이 가운데 남북 통틀어 최고령자인 조선기자동맹중앙위원회 서효국 론설원(논설위원·70)을 지난달 29일 남북언론인토론회 기념 공식만찬장인 목란관에서 만났다. 그는 인민기자와 박사라는 칭호가 있을 정도로 북측 언론계에서는 높은 위치에 있다.

서 위원은 “1972년 7·4공동선언 당시엔 당장이라도 통일이 되는 줄 알고 주민들이 신문 게시판 앞에 매일 모였을 정도”라면서 “남북 언론인들이 자주 만나야 남북교류가 자연스러워질 것”이라고 이번 대회의 감회를 밝혔다.

그는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교원생활 10년을 비롯해 한국기자협회와 유사한 기능을 하고 있는 조선기자동맹에서 40년 동안 근무하는 등 50여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해 왔고 이번 행사도 원로 언론인으로 참가하게 됐다.

서 위원은 “조선기자동맹에는 전 조선 신문·방송·출판기자 1만 여명이 소속돼 있다”며 “기자들에 대한 사상교육과 함께 실무 수준을 높이기 위한 교육 사업을 펼쳐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 가운데 돈은 아니지만 자기 기관을 알리고 싶어 하는 당원으로부터 이득을 취하는 경우가 있는데 적발될 경우 기자급수 감급이나 권리제한 등의 제재가 취해진다”며 “조선기자동맹은 이러한 비리를 감시할 뿐만 아니라 연 1회 실시하는 ‘5·7문헌기념상’을 통해 좋은 기사를 쓰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이런 활동을 알리기 위해 매월 ‘조선기자’이라는 잡지를 5천부 가량 발행, 당 정책 홍보뿐 아니라 기자들이 쓴 기사에 대한 ‘비평’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서 위원은 “북측 기자들의 경우 남측 기자들의 선·후배 관계와 달리 사업에 들어가면 실력이 우선된다”며 “재능 있고 보도기사를 잘 쓰는 사람이 주석궁을 출입하지만 더 재능이 있는 기자가 나오면 바로 교체된다”고 설명했다.

서 위원은 기자들의 위상과 관련 “당의 사상을 제일 먼저 알고 전파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권위가 있다”면서 “당에서도 ‘기자들은 주로 밤을 밝히는 일’을 하기 때문에 일반인들보다 2칸 정도 넓은 집을 제공하고 있으며 조선기자동맹에선 별도의 ‘기자 야간 휴양소’를 운영, 1년 한 번씩 10일 동안 휴식을 취하게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KBS·연합뿐만 아니라 조선·중앙·동아 등 남측 신문도 자주 보면서 이들 언론이 핵문제와 관련해 어떻게 보도하는지도 잘 안다”며 “기자들이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사람과 세상을 움직이기 때문에 언론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위원 슬하에는 2남 1녀가 있으며 아들 중 한명은 조선중앙텔레비전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조선기자동맹은 1946년 3월10일 창립, 북한의 모든 기자들이 ‘맹원’으로 가입돼 있다. 조선기자동맹은 운영계획을 짜고 활동을 총괄하는 동맹사업부, 기자들의 사상교양을 담당하는 기자교양부, 대외활동을 담당하는 대외사업부 등으로 구성됐으며 기자들에게 맹원증을 발급해 매월 월급의 2%를 맹비로 걷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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