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준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달렸습니다"
간 이식수술 5년만에 마라톤 완주한 연합 유택형 기자
이대혁 기자 daebal94@journalist.or.kr | 입력
2006.10.11 13:5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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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택형 연합뉴스 기자 (사진=스포츠코리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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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받을 때 많은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그분들에게 보상하는 마음으로 달렸다.”
연합뉴스 유택형 차장(영상취재부)에게 5년 전 오늘(2001년 10월 11일)은 의미가 깊은 날이다. 생사를 결정하는 간 이식 수술을 받은 날이기 때문이다. 수술 시간만 18시간일 정도로 대수술이었다.
하지만 5년 후에는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 유 차장은 지난 1일 서울시가 주최한 하이서울 마라톤 대회에서 42.195km를 다 뛰었다. 기록은 4시간 40분대였다. 수술 직후 20여개의 튜브를 온몸에 달고 깨어난 것과 비교하면 놀라울 정도로 그의 몸은 건강해졌다.
그는 1994년 B형 간염에 의한 간경변 초기 진단을 받았다. 이후 해보지 않은 치료가 없었다. 간에 좋다는 음식과 약은 다 먹었을 정도로 치료에 전념했지만 차도가 없었다. 기자직의 스트레스와 과로는 병을 더 악화시킬 뿐이었다.
급기야 2001년 9월에는 독일에서 취재하던 중 배에 물이 찬 상태로 귀국해야 했다. 곧바로 응급실로 실려가 탈장 수술을 하기까지 이르렀다. 수술 이후 하루에도 몇 번씩 토혈을 했다.
유 차장은 “의사는 가족들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할 정도였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인명은 재천이라고 했던가. 그는 친척으로부터 간 이식 수술을 받고 회복하기 시작했다.
한창 건강할 때 그의 몸무게는 63kg 정도였다. 하지만 이식 수술 당시에는 52kg으로, 18시간의 대수술을 마친 이후에는 41kg까지 몸무게가 줄었다. 깨어난 것도 기적이었다. 대부분 간 이식 수술을 받은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당뇨 등 또 다른 후유증이 발생하지 않았던 것도 또 하나의 행운이었다. 현재는 2개월에 한 번 정도로 약을 복용하고 주사제를 맞으면 될 정도로 회복했다. 시간나면 뛰었고 주말엔 테니스와 등산으로 건강을 관리해 온 결과였다.
풀 코스를 뛴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첫 도전인 만큼 쉽지 않았다. 그는 “30km부터는 마음과 상체는 앞으로 가는데 하반신 전체가 마비되고 너무 아파 강남 둔치에 이르자 올림픽대로로 올라가 택시를 잡아타고 골인지점으로 가고 싶었다”고 힘든 경험을 이야기했다.
간 경화도 이겨낸 의지로 그는 결국 완주했다. 그는 “5년 전 이맘 때 거의 죽었던 목숨을 간신히 건져 10월의 첫날 이 만큼 달릴 수 있었던 것도 큰 축복”이라며 “언론계에서도 과로와 스트레스로 투병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으면 분명히 하늘이 돕는다는 당부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